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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전세사기 특별법, 협치의 모범에 이은 행정의 모범이 되기를 기대하며
지난 8월 28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작년 6월 특별법이 제정돼 시행된 지 약 1년 3개월 만에 이뤄진 개정으로,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여야가 협치를 통해 합의안을 마련해 개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뜻깊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지난 6월 특별법 개정이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바탕으로 여야가 지혜를 모아 합의안을 도출하는 협치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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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정치적 셈법만 난무하는 '채상병 특검법'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5개 야당이 새로운 내용의 ‘채상병 특검법’을 지난 3일 발의했다. 민주당은 이를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늬만 제3자 추천이고 내용은 변함없이 야당 결정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새로 발의된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4명을 추천하면 그중 야당이 2명을 정하도록 되어있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2명으로 추린 뒤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는 내용이다. 대법원장이 누구를 추천하든 결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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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목 칼럼] '5탈자' 양산하는 변호사 시험법…유래와 근거는
일반적으로 법학과 관련되는 학위는 ‘LLB’와 ‘JD’로 구분된다. ‘LLB’는 법학사(Bachelor of Law)를 의미하며, 라틴어 ‘Legum Baccalaureus’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Law School’, 즉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면 번역상으로는 ‘법학박사’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법무박사’로 알려진 ‘Judicial Doctor’, 일명 ‘JD 학위’가 주어진다. JD에서 ‘Doctor’라는 타이틀 때문에 사람들이 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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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갈등 완화를 위한 정치권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유난히 무더운 여름 날씨가 국민을 지치게 만들었다. 진영 간 극심한 갈등과 일부 국회의원의 막말은 국민을 분노케 한다.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 조사 및 대응 방안(X)'에 따르면 응답자의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이와 연애나 결혼을 할 의향이 없고, 33.0%는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나 지인과 술자리에 참석할 의향이 없고, 71.4%는 시민단체를 같이 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의 갈등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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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칼럼]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 시진핑의 중국은 어디로
현대 중화인민공화국은 1921년 창당한 중국 공산당이 거대 정당 국민당과 28년간 지난한 투쟁을 거쳐 1949년 수립한 사회주의 국가다. 오늘날 세계 2대 경제체로 G2로까지 불리며, 경제적 업적을 바탕으로 세계적 국가로 성장한 오늘날 중국의 위상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중국의 유일 정치 실체인 중국 공산당이 자칫 중국의 미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공전의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체제는 당이 정치와 정부를 영도하고, 군사력을 통수하는 전형적인 당국체제(黨國體制·party-state s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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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종 칼럼] 이창용 한은 총재의 용기
키가 190㎝의 장신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과거 외국 인사들을 만나면 가끔 재미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주머니에서 5만원권 지폐를 꺼내 거기에 그려진 신사임당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17대 조상이었음을 밝히고 한국의 오랜 역사를 곁들여 설명한다. 이를 통해 분위기가 밝아지면 유창한 영어로 활발한 대화를 이끌어 간다. 과묵하고 신중한 것이 오랫동안 금과옥조였던 한국 중앙은행장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멀다. 그런 그가 지난주 또 다른 파격을 보여주었다. 한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교육과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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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가지 않은 길을 택한 K-디스플레이
필자가 좋아하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는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시인은 두 갈래의 길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덜 걸은 길을 택했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가본 길과 가지 않은 길, 두 개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누군가 가본 길을 선택할 것이다. 가지 않은 길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선택하기 쉽지 않다. 또한 주위의 우려를 견뎌야 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K-디스플레이는 지난 30년간 항상 가지 않은 길을 택하며 디스플레이산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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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춘 칼럼] 17년 만의 금융 정상화 …BOJ 금리인상 계속하나?
8월 초,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오싹한 공포가 찾아들었다. 7월 중순부터 스멀스멀 흘러내리던 미국 주식시장은 8월 1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하였는데 필자는 그 하락 속도에 그만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S&P 500 지수는 5537.84(8월 1일 시가)에서 5186.33(8월 5일 종가)로 3일 만에 수직 낙하하였다. 아시아에서는 더욱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8월 5일 오전 한때 10% 이상 하락하였다. 특정 종목이 아니라 주가지수가 이렇게 하락하는 것을 필자는 이전에 겪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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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칼럼] 기술패권·대전환의 시대에 맞는 'R&D 대혁신'
세계는 지금 기술패권 시대다. 국가와 기업의 명운이 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 사회를 총체적으로 혁신하고 있는 디지털·그린·문명 대전환도 기술 혁신이 핵심이다. AI(인공지능), 데이터, 로봇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디지털 대전환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동시에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 위기로 치닫고 있는 지구 환경 문제, 심화되고 있는 사회 양극화 문제 등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그린 및 문명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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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균 칼럼] 尹정부 '지방시대' …말 따로 행동 따로
“지역이 각각 경쟁력을 갖고 잘살면 저출생 문제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다.” 지난 7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 맥락에서 윤 대통령은 저출생·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작년 9월 부산에서 개최된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포하면서 펼쳤던 “지역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는 선언과 같은 맥락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교육이 지역 발전의 핵심이라고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