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 짙고 풀 우거진 여름이 꽃피는 봄보다 낫다
북한산 자락을 끼고 있는 동네에 사는 덕분에 틈나는 대로 산에 오른다. 아파트 단지 뒤로 해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금세 경관 수려한 능선과 만나고 험준한 벼랑을 따라 선반처럼 설치한 잔도(棧道) 방식으로 남녀노소 두루 걷기 좋게 길을 낸 나무 데크(deck) 자락길과 연결되니 하늘이 내려준 복이다. 동네 뒷산을 가도 히말라야 등반하듯 중무장을 하는 게 한국인의 특성이라지만, 집에서 입고 있던 추리닝에 운동화 차림이면 족하다. 해가 바뀌었나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다. 세상은 온갖 일로 시끌벅적하고 바람 잘 날 없어도 시간은 재깍재깍 잘도 흘러간다. 떼창을 하듯 일시에 온 산을 노랗게 물들이던 봄의 전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