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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연방정부 '톱 썰기' …그럴 권한 있나?
미국 재무부 산하의 국세청(IRS)은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싫은 연방정부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세청이 악명 높은 기관이 된 이유는 세금 징수 과정에서 매우 엄격하고 강압적인 일 처리 방식 때문일 것이다. 다른 국가의 조세 당국과 비교할 때 IRS는 훨씬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급여를 차압할 수 있는 권한은 물론이고 해외에 있는 미국인의 자산에 대해서도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과 조세정보교환협정을 맺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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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고시' 방치는 교육당국 직무유기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1960년대 말까지 세칭 일류 공사립 중학교 입학시험 준비로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학생들이 교과서는 물론 참고서(‘전과’)를 암기하면서 재수 또는 삼수까지 하는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969학년도부터 3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중학교 입학 시험제도를 폐지하고 무시험 추첨 배정제를 실시함으로써 초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며칠 전 초등학교 6학년인 손녀가 다니는 학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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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으로 얼룩진 87년 체제의 종언
온 국민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2024년 12월 3일 밤의 비상계엄 선포로 야기된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이 긴 논란 끝에 변론종결로 최종 심판만 남았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구축하고자 한 87년 체제는 뜻하지 않은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얼룩져 마침내 그 종착역에 이르렀다. 이제 87년 체제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얼룩진 탄핵의 흑역사를 되새김함으로써 미래 한국의 새로운 헌정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취임 1주년을 앞둔 2004년 벽두에 노무현 대통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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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현실 …양회가 남긴 '시진핑의 고민'
한해 중국 정치 일정의 시작을 알리는 두 개의 회의, 제14기 3차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全國政協)와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 즉 양회(兩會)가 막을 내렸다. 중국은 해마다 최고 국정 자문 기구인 정협과 헌법상 최고권력기구인 전인대를 통해 한해 국정운영의 시작을 알린다. 특히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중국 최고권력기구의 최고 집행기구인 국무원의 총리가 정부 업무보고(政府工作報告)를 발표하고 전반적인 시정(施政) 방향을 심의·확정한다. 이 보고에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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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라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식당 앞에서 망설인다. 손님은 식당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고, 사장님은 지나는 손님을 붙잡을 수 없다. 손님은 가격표를 보고, 사장님은 텅 빈 의자를 본다. 점심 한 끼도, 커피 한 잔도 지갑 사정을 보자니 망설일 수밖에. 편의점으로 향한 직장인들은 도시락을 데우며 전자레인지 2분이 지나기를 기다린다. 점심값 오르고, 커피값 오르고, 모든 게 오르는데 월급만 안 오르는 것 같다. 임금근로자의 입장만이 아니라 자영업자의 상황도 이해하기 어려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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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취업자 증가 '역대 최대'...웃을 수 없는 이유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8.9%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하였고, 실업률은 3.2%로 전년 동월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는 281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6000명 증가하여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외견상으로 고용동향은 이상이 없게 보이나 반드시 그렇지 않다. 매크로한 고용률, 실업률, 취업자 수는 양호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적색 신호등이 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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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릴수록 강해진다 … 中 하이테크의 역공
中 ‘딥시크(DeepSeek) 전인대’-.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의 2025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는 한마디로 이렇게 특징지을 수 있다. 중국 정치 워처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잡아챘다. 중국 정부가 하이테크 투자를 대폭 늘려 침체된 경제를 지탱하고 한층 늘어나는 지정학 리스크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안점을 두었다. 중국 정부는 세계가 혼란한 가운데 안정된 ‘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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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차별 관세전쟁 …'원팀 코리아'로 극복하자
미국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 EU 등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다. 상대국들은 보복조치와 같은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하며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글로벌 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들어왔다. 과거 통상협상이 주로 업종별 시장개방과 관련된 어젠다를 다루었다면, 이제 미국은 정치·외교·방위·군사 이슈를 관세 등 국내경제 이슈와 연결하여 전 세계에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목표는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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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ETF 시대… 무조건 지원 보다 명확한 규칙이 우선
2024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고, 3월에는 트럼프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해당 행정명령에는 정부가 새로운 자금을 투입해 비트코인을 추가 구매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암호화폐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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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종전' 돌파구… 북방 향한 새 걸음 준비해야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종결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를 북방 진출의 기회로 만들어 새로운 국익 창출과 함께 남북 관계도 개선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러·우 전쟁 종식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확실하다. 다음 몇 가지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은 자국 안보의 실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