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호의 모시모시] 한일 경제공동체의 본질은 AI 산업동맹이다
일본 재계에는 오랫동안 하나의 믿음이 있었다. "반도체는 일본이 다시 찾을 것이다." 1980년대 세계를 지배했던 일본 반도체의 영광은 일본 산업계의 집단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다. 일본은 소재와 장비를 갖고 있고, 제조 기술도 있다. 언젠가는 다시 정상에 설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런데 2026년의 일본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터뷰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SK는 일본에 AI 데이터센터, 이른바 'AI 팩토리'를 건
-
[정석만의 프리즘] 선의만 남은 대형마트 규제, 이제는 손질할 때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에 대해 "10여 년 전 시장 환경을 기준으로 만든 규제를 오늘의 소비 여건에 맞게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규제의 목적과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그 규제가 현재에도 실효성을 갖고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보자는 문제 제기다. 이는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를 넘어 변화한 유통 환경 속에서 정책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
[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3750만 명 개인정보 유출한 쿠팡, 고객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총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제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무려 3750만명에 달한다. 이름과 이메일은 물론 주소, 전화번호,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 내역까지 포함됐다. 여기에 법적 근거 없이 1117만명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수집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과징금 액수만으로도 사안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숫자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기업이 고객한테서 받은 개인정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
[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수출 호황에도 뛰는 환율, 외환정책 새판 짜야
수출이 잘되면 환율은 안정된다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과거 한국 경제에서 수출 증가는 외화 유입을 뜻했고, 이는 원화 강세와 환율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외환시장은 과거와 다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수출 호조만 믿고 환율 안정을 기대하던 낡은 접근법으로는 현재의 시장을 설명하기도 대응하기도 어렵다. 가장 큰 변화는 돈의 흐름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무
-
[인문자의 정순원 문인화 이야기] 떨감처럼 익어가는 사람, 정순원
사람의 인생은 때로 한 그루 감나무를 닮는다. 봄에는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푸른 열매를 맺으며 가을에는 붉게 익어간다. 그러나 모든 감이 곧바로 달콤한 홍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감은 오래도록 떫은맛을 품고 있다가 찬 서리와 겨울바람을 견디고 난 뒤에야 비로소 깊고 진한 단맛을 낸다. 처음의 떫음과 인고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맛이다.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린 지문(紙紋) 정순원의 첫 문인화 개인전 《떨감》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바로 그 감나무의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한화에어로 이어 SK하이닉스까지…첨단산업의 기본은 안전이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산업은 무엇인가. 반도체와 방산, 배터리와 인공지능(AI)을 꼽는 데 이견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고,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르는 산업 현장 사고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첨단산업 경쟁력의 출발점은 기술인가, 아니면 안전인가.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장비를 옮기던 작업자 2명이 유독 화학물질로 추정되는 액체와 접촉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물질은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
-
[아주경제 특별기획 | 6·3 지방선거 이후 대한민국 ③] 기업은 정치 리스크보다 규제 리스크를 먼저 보아야 한다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 대한민국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정치적 안정성을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AI 산업 육성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보다 본질적인 변화가 있다. 그것은 규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이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운영 원리 자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은 선거 결과를 본다. 기업은 제도를 본다. 정치인은 권력을 이야기하지만 기업인은 시장을 본다. 그리고 지금 대
-
[ABC AI금융시대=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보험회사를 넘어 AI·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설계하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신사업 발굴을 통해 존재감을 키워왔다. 최고디지털책임자(CDO)와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으며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과 해외 사업 확대를 주도했다. 최근에는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 확대와 블록체인·디지털자산 투자, 글로벌 핀테크 네트워크 강화가 이어지면서 그의 전략적 색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을 보험회사 경영자가 아니라 AI와 디지털 금융이 결합하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설계자로 평가한다. 앞으로 그의 과제
-
[ABC 지방 AI시대=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에게 묻는다] AI 에너지 메가시티, 전남광주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돼야 한다
“(ABC방송의 질문=시장님, 광주는 AI가 있고 전남은 에너지가 있습니다. AI와 에너지가 결합하면 대한민국 산업지도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 산업화는 경부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서울과 수도권이 금융과 정보산업을 이끌었고 울산과 포항, 창원은 제조업의 중심이 됐다. 반면 광주와 전남은 늘 국가 발전 전략의 주변부에 머물렀다. 민주화의 상징이었지만 산업화의 주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AI 시대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데이터가 석유가 되고 전력이 반도체만큼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면서
-
[진정자의 아시아 영성( Spiritual Asia) ⑨] 반야심경, 금강경, 법화경 그리고 팔만대장경
인류 문명의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문명은 언제나 위대한 경전을 남겼다. 인도에는 베다가 있었고, 중국에는 논어와 도덕경이 있었으며, 한국에는 천부경과 삼일신고가 있었다. 그리고 동아시아 전체의 정신세계를 수천 년 동안 비추어 온 거대한 등불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불교 경전이다. 불교는 단순한 종교가 아니다. 인간의 고통과 행복, 삶과 죽음, 욕망과 자유, 무지와 깨달음을 탐구한 거대한 정신문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AI가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내기 시작한 오늘날에도 불교 경전은 여전히 살아 있는 지혜의 보고로 남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