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부터 패션매장까지…'먹고 머무는 공간' 경쟁

  • 온라인으로 대체 어려운 미식·공간 경험 앞세워

  • F&B로 방문 목적 만들고 다른 상품군 소비 유도

  • 신세계 강남점 '아임도넛·밴루엔' 등 신규 출격

  • 현대는 자체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 확대 육성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더한섬하우스 서울점 4층 카페타임에서 직원들이 디저트를 소개하고 있다사진한섬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더한섬하우스 서울점' 4층 카페타임에서 직원들이 디저트를 소개하고 있다.[사진=한섬]

백화점과 아울렛, 패션업체들이 식음료(F&B)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먹거리와 공간 경험을 앞세워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들이고 체류시간을 늘려 다른 상품군의 소비까지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하 1층 스위트파크에 다음 달까지 신규 브랜드 4곳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곳은 일본 생도넛 브랜드 아임도넛이다.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얻은 브랜드로, 오는 30일 강남점에 국내 세 번째 매장을 열 예정이다.
 
7월 중에는 일본 산리오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폼폼푸린 카페와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루엔이 문을 연다. 폼폼푸린 카페는 캐릭터를 활용한 디저트와 굿즈를 함께 판매해 팬덤 수요를 겨냥한다.
 
핀란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리메꼬도 같은 달 강남점에 정식 매장을 낸다. 2019년과 지난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데 이어 상설 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F&B뿐 아니라 패션과 리빙 콘텐츠를 함께 강화해 고객이 오래 머무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하반기에는 중국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 차지가 합류한다. 차지는 테이크아웃 수요가 많고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소비 인증이 활발한 브랜드다.
 
현대백화점은 외부 유명 맛집을 유치하는 동시에 자체 F&B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카페 틸화이트를 최근 압구정본점으로 확대했다. 압구정점은 프리미엄 미식형 카페를 표방하며 점포 특성에 맞춘 음료와 베이커리를 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연내 틸화이트를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동일한 매장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점포별 고객층과 상권에 따라 메뉴와 공간을 달리해 백화점만의 자체 콘텐츠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이모야킨지로’, ‘커피원’ 등 국내외 유명 맛집을 잇달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유명 맛집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까지 한자리에 모으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매장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교외형 아울렛은 가족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시그니처 F&B 공간인 ‘테이스티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F&B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 다음 달 1일에는 파주점에 제주 수제만두 전문점 ‘장인의집’을, 김해점에는 ‘제주삼대국수’를, 기흥점에는 ‘소이연남’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은 같은 달 9일 글라스빌 2층에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를, 3층에는 ‘정지영커피로스터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앞서 지난 19일 1층 테이스티 그라운드에는 90석 이상 규모의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열었다.
 
권진희 롯데백화점 아울렛·몰 F&B 팀장은 “가족 고객들의 높은 체류 수요에 맞춰 대형 가족 친화형 F&B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며 집객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F&B 경쟁은 패션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한섬은 자체 식음료 브랜드 ‘카페 타임’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카페 타임은 작년 청담동 명품거리에 문을 연 타임 플래그십 스토어 ‘타임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공간이다. 이후 올해 2월 대치동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에 2호점을 열며 F&B 사업을 넓혔다.
 
한섬이 운영하는 미국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키스 서울’도 매장 안에 아이스크림 바 ‘키스 트리츠’를 뒀다. 패션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한정 메뉴를 맛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F&B는 고가 패션 브랜드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수십만원대 의류나 가방 구매는 부담스럽지만 커피와 디저트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브랜드 공간과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고객은 자연스럽게 매장에 머물고 브랜드는 향후 구매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F&B 매장은 쇼핑 중 잠시 쉬어가는 편의시설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특정 식당이나 카페가 점포 방문을 결정하는 콘텐츠가 됐다”며 “먹고 마시며 머무는 경험을 누가 더 차별화하느냐가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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