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인사이트

2025.07.27 SUN
아주칼럼
  • [김재영 칼럼] 표준, 규제가 아닌 미래를 위한 약속

    글로벌 통상 질서가 격변하고 있다. 한때는 예외적 조치처럼 보였던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그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무역마찰을 넘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구조적 변화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산 제품에 대해 30% 전면 관세 부과를 언급하며 보호무역주의 회귀를 시사했고, 유럽연합(EU)은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하며 글로벌 통상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협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과 산업&m

  • [이백순 칼럼] 약한 고리 파고드는 中 '조용한 침공'

    필자가 주호주 대사로 재직할 때인 2019년 초에 필자는 당시 호주 언론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책 ‘조용한 침공’의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에게 만나고자 연락을 취했다. 대사관을 직접 방문한 그에게 집무실에서 책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참 책 설명을 하고 난 뒤 그는 헤어지기 전에 필자에게 “중국은 한국과 호주를 미국 동맹 중 약한 고리로 보고 있으며 호주에 이 정도 공작을 하면 한국에는 더 심한 공작을 할 것인데 한국은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라고 물었다. 나는 당시 &

  • [전문가기고] 건설산업, 기후변화 대응 선도하는 산업으로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국민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충청·호남 지역의 기록적인 폭우로 이달 22일 기준 인명 피해가 21명에 이르고 있고 주택 침수·파손, 도로·교량 파손 등 시설 피해 신고 건수는 6752건에 달한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7월 한 달 동안 극한 폭우 발생빈도는 예년보다 최대 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발표를 보면 올해 7월 1일부터 7일까지 하루 평균기온은 전국 97개 관측 지점 중 66곳에서 역대 가장 높게 기록됐다. 이러한 기후변화 영향

  • [전문가 기고]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경제적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일자리의 90%는 기업이 만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주도하는 재정 정책이나 공공 부문 일자리로는 한계가 있으며, 민간 기업 중심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저성장·고물가·고금리라는 삼중고 속에서 청년층의 실업률은 심화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대학 청년 취업률은 45%로, 절반도 취업하지 못한 채 졸업한다. 정부가 기업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도

  • [신율 칼럼] '파리 목숨' 국회 보좌진, 갑질 논란 끝내려면

    지금처럼 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이른바 '갑질 의혹' 때문이다. 물론 강선우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갑질 의혹의 진위 여부는 이 자리에서 단정하기 어렵다. 누가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 확언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해당 의혹이 왜 제기되었고, 왜 다수의 민주당 의원 보좌진들이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는지를 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국회 보좌진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

  • [전병서 칼럼] 성장률 0% 시대…AI는 기술이 아닌 전술이다

    AI에 집중되고 있는 자본 바다가 잠잠하면 큰 고기가 없듯, 평온한 시기에는 거대한 부(富)의 이동이 드물다. 그러나 태풍이 불어 바다 밑바닥까지 뒤집어지는 대변혁이 일어나면, 심해에 숨어 있던 큰 고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듯 막대한 부가 창출된다. 역사적으로 거대한 부는 항상 노동, 토지, 자본이라는 생산의 3요소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때마다 모습을 드러냈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블루칼라 노동자의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영국의 생산력을 폭발적으로 증대시켰고, 영국을 세계의 부

  • [전문가기고] 정답 없는 면접, '투명한 데이터'로 증명하는 채용의 미래

    첫인상만으로 조직의 미래를 맡길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가. 면접은 채용의 마지막 관문이자 합격 여부를 좌우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이 정형화된 질문과 면접관의 주관에 의존해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지원자의 역량과 조직 적합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를 만든다. 면접 과정에서 인재와 조직 간의 '적합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할 경우, 조직 생산성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높은 이직률과 내부 갈등으로 기업 경쟁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반복

  • [박승찬 칼럼] 현장에서 본 '중국 제조혁신 생태계'의 변화

    중국 지방정부 초청 기조강연과 중국 경제 현황, 시장 조사차 최근 쓰촨성 청두, 충칭, 상하이 등 도시를 돌며 다양한 기술혁신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와 함께 많은 현지 공무원, 기업인 및 중국인을 인터뷰했다. 급변하는 중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매번 가는 출장이었지만 이번은 남달랐다. 출장 내내 보고 들으면서 항상 등장하는 2개의 키워드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중시(中试)’와 ‘도시 간 협업 혁신생태계(生态链) 구축’이었다. 첫째, ‘중시&

  • [권기원 칼럼] 불법공매도 엄정 대응에 대한 입법동향

    지난 7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은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시장 교란 세력에 대한 엄한 처벌을 사회적으로 공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특히 불법공매도 시 과징금을 최고 수준으로 부과”하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식시장을 건전화하고 한국증시의 밸류업(value up)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주식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

  • [전문가 기고] 사활 걸린 한국형 해상풍력의 골든타임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해상풍력이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14.3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보급 목표를 내걸었지만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 보급률이 매우 낮고 실질적인 시장 확대도 더딘 상황이다. 그렇지만 산업 기반과 기술 역량 측면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세계에서 10MW(메가와트) 이상급 대형 해상풍력터빈을 자체 설계·개발한 국가는 덴마크, 독일,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뿐이다. 특히 두 곳의 국내 기업이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