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인상만으로 조직의 미래를 맡길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가. 면접은 채용의 마지막 관문이자 합격 여부를 좌우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이 정형화된 질문과 면접관의 주관에 의존해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지원자의 역량과 조직 적합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를 만든다. 면접 과정에서 인재와 조직 간의 '적합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할 경우, 조직 생산성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높은 이직률과 내부 갈등으로 기업 경쟁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면접이 지원자의 첫인상에 의해 결정되는 데 있다.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채용 면접관 8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면접관 10명 중 8명은 지원자의 ‘첫인상’이 면접 결과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첫인상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분 4초에 불과했다. 또한, 면접관이 지원자의 답변을 기록하는 과정에서도 답변의 본질이 누락되거나 왜곡되는 경우 역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부 기업들은 조직 내 인재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인사 담당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100여 개 기업의 인사·조직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전달하는 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사람인은 채용 담당자의 면접 역량 향상을 위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인사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짧은 시간에 의존하는 주관적 평가와 기록 오류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최근 HR 테크 기업들 역시 면접 과정에서의 한계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면접 과정 자체를 데이터화해 평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면접관의 기억과 메모에 의존했던 평가가 이제는 AI를 활용하여 객관적인 면접 데이터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실제 면접 내용을 기록·분석할 수 있다. 면접 과정에서 드러난 지원자의 핵심 키워드, 직무 적합도, 질문 이해도와 같은 주요 평가 항목을 면접관 개입 없이 자동으로 데이터화 할 수 있다. 면접관의 이전 질문들을 분석해 이후 더 나은 질문을 추천 받아 질문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면접 분석 결과를 면접관 교육 자료로도 활용해 기업 내부의 면접 구조를 체계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채용 담당자는 직접 면접에 참여하지 않아도 지원자의 평가 과정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분석 결과는 지원자의 평판 데이터와 연계되어 답변 내용과 실제 평판 간의 일관성까지 검증해 지원자를 더욱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하다.
이처럼 AI 기반의 면접 분석 솔루션은 면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해 인재 선발의 구조적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대안을 제시한다.
급변하는 채용 시장 속에서 인재를 정확히 식별하는 능력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면접의 불확실성과 주관적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직관이 아닌 투명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면접이라는 결정적 순간에서 객관성을 갖춘 데이터 기반의 분석 솔루션을 도입한다면, 기업은 채용 전반의 일관성을 높이는 동시에 우수 인재와의 연결고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선별하는 기업만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