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인사이트

2026.03.30 MON
아주칼럼
  • [정준모의 미술마을 正舌] '황금'만 보고 '박쥐'는 못 보는 세상

    2008년 전남 함평군이 27억 원을 들여 제작 설치했을 당시, ‘황금박쥐상’은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인 보여주기 식 행정의 ‘혈세 낭비’로 지목되면서 모진 매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최근 금값이 유례없이 폭등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언론은 작품의 가치가 386억 원을 넘어선다는 점을 들어 지방자치단체의 선견지명과 성공적인 재테크 사례로 연일 보도하고 있다. 비난이 찬사로 바뀌었고 그 칭찬이 도를 넘었다. 하지만 그 바탕에 깔린 논리는 여전히 작품의 예술성이나 생태적 메시지는 거세

  • [이병종 칼럼] 트럼프 횡포에 맞서는 '카니의 용기있는 제안'

    최근 국제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일 것이다. 지난달 말 카니 총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미국의 약탈적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세계 질서에 균열을 일으켰다”고 맹비난하며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수십년간 미국이 주도해온 규칙 기반 국제질서가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한 카니는 “가치 기반 현실주의(value-based realism)”에 기초한 중견국 연합을 촉구했다. 그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그의 메시지

  • [전문가 기고] AI와 부동산의 융합, 크로스에셋 시대가 온다

    크로스에셋이란 부동산과 인프라, 기술 자산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새로운 가치 사슬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부동산은 더 이상 단순한 '땅과 건물'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의 물결 속에서 부동산은 데이터와 인프라, 기술 자산과 얽히며 전혀 새로운 자산 클래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크로스에셋 시대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크로스에셋의 대표적인 사례가 데이터센터다. 과거에는 단순한 '창고형 건물'로 여겨지던 시설이 이제는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탈바꿈했다. 전력 공급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61) 기둥을 치면 들보가 운다 - 방고측격(旁敲側擊)

    2023년 4월 29일, 인천광역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 2층의 슬래브가 한밤중에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완공 전에, 그것도 아무 작업이 없던 시간에 발생해서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입주 후에 무너졌다면 지하에 있는 주민들은 압사 가능성이 있었기에 하늘이 도운 거라고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이 붕괴사고는 수많은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매머드급 충격을 안긴 '철근 빠진' 아파트 사태의 서막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 [전문가 기고] 발전공기업 5개사 통합,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개혁 과제다

    지난해 10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석탄화력발전을 담당하는 5개 발전공기업, 즉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의 통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발언은 늦었지만 매우 상식적인 문제 제기였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 공기업 구조를 보면, 과거 단일 공기업이던 한국전력공사가 어느새 한수원과 5개 발전 자회사를 거느린 7개 공기업 체제로 쪼개져 있다. 그 결과 사장만 일곱 명이고, 그 아래 수십 명의 본부장

  • [김영윤 칼럼] 미래 한중 관계, 南 北 中 '물류 길'로 활짝 열자

    지난 1월 초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무엇보다도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담 형식과 시간, 의전 모두 ‘관계 복원’에 방점을 찍은 이번 회담은 정책적 측면에서 ‘민생 협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략적 소통 확대’라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물론 선언적 복원과 실제 정책·사업 추진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지만 ‘갈등’을 넘어 ‘관계 재설정’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회담은 높이 평가

  • [정성춘 칼럼]  일본 총선과 소비세 감세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오는 2월 8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선언하였다. 총리로 취임한 지 불과 3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중의원 해산이고 자민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나온 전격적인 발표여서 국내외에 커다란 충격파를 던졌다. 필자는 다카이치 총리의 이러한 결정에 심정적으로 이해가 간다.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여 총리가 염원하는 정책에 힘을 실을 수 없는 정치 상황이 싫었을 것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자신의 확고한 지지

  • [한준호의 모시모시] 일본 총선, 왜 '다카이치 인기투표'가 됐나

    이번 일본 총선 유세를 유튜브로 지켜보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면은 이것이었다. 도대체 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렇게 인기가 있나. 그가 공약과 정책을 잘 설명한 것도 아니다. 짧았던 임기 동안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토론에서 상대를 압도했다는 평가도 아직은 없다. 그런데도 유세장은 콘서트장처럼 달아오른다. 젊은 층이 스마트폰을 들고 몰려든다. 총리를 아이돌처럼 대한다. 일본 언론은 아이돌 가수의 극성 팬덤을 가리키는 말을 빌려 총리 이름을 붙인 ‘사나카츠(サナ活)’

  • [고유환 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지정학적 리스크

    한국 경제와 증시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상장기업의 주식 가치평가 수준이 유사한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주환원 정책, 기업 지배구조, 회계 투명성 등에서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한국 경제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리적·정치·경제 요인이 군사·외교 갈등으로 표출돼 금융·실물경제에

  • [오비추어리]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던 사람, 이해찬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별세했다. 한국 정치에서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말을 아끼는 정치인은 아니었다. 대신 한 번 한 말은 쉽게 거두지 않았다. 대통령 앞에서도, 다수 앞에서도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충돌이 잦았고 논란도 많았다. 그러나 그가 남긴 흔적은 분명했다. 1952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이해찬은 민주화 세대 정치인이다. 1988년 국회에 입성한 뒤 7선 의원을 지냈고, 교육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정치의 중심에 오래 있었지만, 그는 늘 관례보다 논리를 앞세웠다. 타협의 기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