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요동치는 시장,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답이다

사진 김현정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 북부센터장
[사진= 김현정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 북부센터장]

사회초년생인 A씨는 노후준비는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연금에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비나 단기적인 수익 추구에 집중하는 시기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상품은 미국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500 상장지수펀드(ETF)를 골랐고 매월 월급일에 맞춰 50만원씩 자동이체 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인 워런 버핏이 아내에게 남길 자산의 90%를 S&P500 지수에 투자하라고 미리 유언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니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최근 2년 동안 A씨의 수익률은 순항 중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미국장이 요동치면서 수익률이 -10%까지 떨어졌다. 그 동안의 믿음에 금이 가며 불안한 마음에 이대로 계속 S&P에 투자해도 괜찮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기업감세, 저금리·저물가, 재정지출 확대, 관세 인상 등 모순된 공약 추진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미국시장 전망은 어려워졌고 투자자도 많이 혼란스러워 하는 중이다. A씨처럼 고민하다가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물어오는 고객이 많은데, 기존 상품을 바꾸기보다는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적립할 것을 제안 드린다.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와 경기부양 중인 중국시장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니 단기채권을 일부 섞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글로벌 대비 저평가된 한국의 대형성장주·밸류업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성장주도 향후 수년간 시장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S&P에 올인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현황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검색포털과 경제신문의 기사도 꼼꼼히 챙겨보면서 시장과 기업에 대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일일이 공부하고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TDF는 대표적인 자산배분 상품으로,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자동 조정해준다. 자산, 지역, 통화뿐 아니라 시간분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의 펀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다. TDF를 선택했다면 일반TDF보다 TDF를 담은 디폴트옵션을 활용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해둔 상품으로 자동으로 리밸런싱해주는 제도인데, TDF를 담은 디폴트옵션에 투자할 경우 일반TDF보다 수수료 부담이 훨씬 적다. 연금자산과 같은 장기 투자에서 수수료는 큰 수익률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해두자.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여윳돈으로 하는 ‘장기투자’다. 대출을 받아서 연금투자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20~30년에 걸쳐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과욕이나 방치는 금물이다. 1~2년의 수익률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도 없다.

사회초년생에게 제안하고 싶은 기본적인 연금투자방법은 긴 호흡을 가지고 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이익실현 후 중위험 이하 상품을 매수하거나 리스크를 줄이면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분할매수하는 것이다.

연금투자는 이 과정의 지속적인 반복이다. 연금투자는 단순한 돈 불리기가 아니라 일종의 재무적 습관이고 인생의 큰 설계다. 화초에 물을 주듯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쏟으면 언젠가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지금의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원칙을 지키며 투자한다면 누구나 ‘연금부자’가 되는 날을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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