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군 인사 다양화 필요하지만 '출신 배제'로 흐르면 안 된다
국방부가 이상렬 3군단장을 신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 내정했다. 학군 31기 출신으로 비육사 출신 지작사령관은 2019년 남영신 장군에 이어 두 번째다. 육군 핵심 지휘 보직에 비육사 출신이 다시 기용됐다는 점에서 군 인사의 변화 흐름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인사는 전임 지작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연루 의혹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후속 조치다. 지상군 작전 지휘 체계의 공백을 메우는 성격이 강하다. 군 지휘 체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호르무즈 봉쇄의 역설
미국이 이란 항구를 겨냥한 해상 봉쇄에 착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경제와 안보의 중심에 섰다. 협상 결렬 직후 나온 이번 조치는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기보다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이 조치가 만들어내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 압박 그 자체에 가깝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은 냉담하다. 형식만 놓고 보면 이번 봉쇄는 절충적이다. 해협 전체를 막지 않고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만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군은 군함을 전진 배치해 선박을 추적하
-
[기원상컬럼] 총과 표, 그리고 양심
총과 표로 움직이는 권력과 양심과 기준으로 말하는 권력이 다시 마주섰다. 레오 14세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갈등은 그렇게 보인다. 교황은 “전능에 대한 망상”이라며 전쟁과 권력의 오만을 비판하고, 트럼프는 국가의 선택과 현실을 강조한다. 겉으로 보면 도덕과 힘의 충돌이다. 그러나 이 장면을 단순한 대립으로만 읽는 순간, 우리는 지금 시대 권력의 작동 방식을 절반만 이해하게 된다. 정치와 종교는 따로 싸우는 게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면서 같이 움직인다. 승패로 끝나던 시대
-
[기원상 컬럼] 외교의 전면에 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외교는 원래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기술이다. 국가 간 협상은 보이지 않는 채널과 축적된 신뢰, 그리고 역할이 나뉜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 외교부는 관계를 만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해를 조율하며, 대통령실은 그 전체를 관리하는 구조다. 이 분업은 단순한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전문성을 분산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원외교의 전면에 등장한 최근의 흐름은 분명 이례적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된 일정이 중동으로 확장되고, 예정에도 없던 카타르 방문까지 이어진 과정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호르무즈 긴장 속 '최고위층 자원외교'
중동 정세의 불안이 다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란의 공습 이후 카타르의 LNG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급 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에너지 시장은 가격 변동을 넘어 ‘물량 확보’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 들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예정에 없던 카타르를 방문해 최고위급 협의를 진행한 것은 위기 대응 차원에서 일정 부분 의미를 갖는다. 현재의 에너지 환경은 과거와 비교해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공급망은 지정학적 변수에 크게 영향을
-
[진정자의 귀천(죽음)이야기 | 진리·정의·자유] 언론인 김진의 찰나의 죽음 — 종교는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고, 철학은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다
한 시대의 언론인이 또 하나의 문장을 남기고 떠났다. 김진. 그는 평생 문장으로 세상을 향해 질문했고, 논리로 권력과 시대를 해부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 치열했던 언어의 여정은 결국 한 장의 짧은 유서로 마무리되었다. 그것은 길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래서 더 무겁고, 더 본질적이었다. 그는 기자로 출발했다. 코리아타임스에서 언론의 기초를 다졌고, 이후 중앙일보로 옮겨 정치부 기자, 워싱턴 특파원을 거치며 시대의 중심을 통과했다. 국제정치와 한국 정치의 접점에서 그는 냉정한 시선과 분명한 언어로 자신의 위치를
-
[AJP 데스크 칼럼] 비유는 쉽고, 구조는 어렵다: 이코노미스트의 한국 읽기 오류
밖에서 보면 큰 그림이 보인다. 그러나 모든 외부의 시선이 곧 통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숲을 본다는 이유로 나무의 결을 놓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잣대로 착각하기도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부의 경고는 분명 적절했다. 하지만 그 경험이 오늘의 한국 경제를 해석하는 만능의 프레임이 될 수는 없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The Economist 는 한국의 인공지능(AI) 산업정책이 중동발 에너지 충격과 충돌하고 있으며, 그 구조가 1970년대 석유파동과 닮아 있다고 진단했다. 익숙한 서사다. 권위주의 시절의
-
[진정자의 이란전쟁 이야기 | 진리·정의·자유] 중동전쟁의 영원한 도화선, 예루살렘은 세 종교의 성지 : 이를 알아야 중동의 종교전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중동을 둘러싼 전쟁은 겉으로 보면 늘 복잡하다. 가자,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이란, 예루살렘, 정착촌, 핵 문제까지 한꺼번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차근차근 풀어 보면 의외로 분명한 중심이 있다. 그 중심은 세 가지다. 첫째는 유대인의 집단적 공포, 둘째는 팔레스타인의 상실과 분노, 셋째는 예루살렘이라는 절대 양보가 불가능한 성지다. 이 세 축을 놓치면 중동전쟁은 끝내 ‘누가 더 나쁜가’의 감정 싸움으로만 보이지만, 이 세 축을 붙들면 왜 70년이 넘도록 평화가 무너지고 다시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정책 충돌이 키운 불확실성…ESG 공시 기준부터 세워라
정책은 시장의 기준을 만든다. 그 기준이 흔들릴 때 투자 판단은 멈추고, 비용은 커진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둘러싼 국민연금과 금융위원회의 이견은 정책 신호가 어떻게 시장 불확실성으로 전이되는지를 보여준다. 쟁점은 ESG 공시를 언제, 어떤 범위로, 어떤 방식으로 의무화할 것인가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준비 상황과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 도입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부터 적용하고, 도입 시기도 점진적으로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국민연금은 보다 빠른 도입과
-
[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금융소비자 보호, 선언은 넘치고 결과는 없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해마다 반복된다. 법을 만들고 제도를 손질할 때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소비자 중심”을 외친다. 그러나 현장에서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보이스피싱과 불법 사금융 피해는 줄지 않고 금융사고는 되풀이된다. 말은 넘치지만 결과는 없다. 선언만 있고 실행은 없다면, 그것은 정책이 아니라 형식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소비자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보이스피싱은 그 민낯을 가장 잘 보여준다. 범죄 수법은 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