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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보고타 첫 지하철 열차, 한국 외교의 숙제를 묻다
70년 숙원 끝에 도착한 보고타 지하철 첫 열차는 콜롬비아 시민에게는 환희의 상징이었지만, 한국에게는 외교와 통상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었다. 경제적 논리만으로는 해외 인프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외교적 지원과 기업의 참여가 결합할 때 비로소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오랜 기다림, 감동의 순간 2025년 9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지하철 첫 열차가 도착했다. 80년간 정치적 갈등과 재정 문제로 좌절되던 국민적 숙원사업이 드디어 현실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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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칼럼] 지구촌 MZ 세대 분노 도미노, 한국은 안전지대인가?
지구촌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좋은 일보다 나쁜 일, 유쾌한 뉴스보다 불편한 뉴스가 훨씬 더 많다. 분노와 좌절, 번민과 고통이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많든 적든 불문하고 갈수록 이래저래 삶이 피폐해지다 보니 거리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는 혼란스러움에 더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극단으로 치닫고 설상가상으로 경제 사정은 잘 사는 나라나 못 사는 나라 구분 없이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나라 밖은 분열로 인해 두 개의 세계로 갈라지고, 심지어 나라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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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포스코 HMM 인수, 포스코·해운업 모두가 피해 본다
포스코는 창립 이래 한국 경제의 기간산업을 책임져온 대표적인 철강기업이다.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 아래 철강이라는 한 길에 집중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이러한 포스코가 최근 HMM 인수를 통해 해운업 진출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의문을 던진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해운업 진출은 없다고 선언했던 포스코가 어떤 상황 변화가 있어 입장을 바꾼 것인가. 해운업계를 대표하는 한국해운협회 역시 포스코의 HMM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필자는 세 가지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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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노 칼럼] 한미 통상협상,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되었다던 한·미 통상협상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미·일 간의 양해각서(MOU)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제는 대미 투자를 하지 말고 차라리 관세를 더 무는 게 좋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미 간의 협상 내막을 잘 모르는 국민으로서는 언론보도만 보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미·일 간 합의와 동등한 조건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더 나아가 미측에 달러 조달을 위한 통화 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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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칼럼] 교육부 장관의 허물, 정책으로 상쇄하라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교육부 장관 공석이 오래 이어졌다. 지난 6월 29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연구윤리 위반과 자녀 불법 유학 및 업무역량 부족으로 7월 20일 지명이 철회되고, 8월 13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새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최 후보자는 만취 운전, 입시비리 옹호, 논문 표절 의혹 등에 대한 여론 검증과 인사청문회를 어렵게 통과하여 9월 12일 취임했다. 그동안 정부는 7월 13일 교육부 차관을 임명하여 일상적 업무를 수행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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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칼럼] '패널 인증제'로 드러난 국힘 주류의 민낯
지난 9월 19일에 공개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여론조사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나타난 국민의힘 지지율은 24%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보면, 대선 이후 지금까지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를 넘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체제를 출범시키기도 했지만,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했음에도 지지율 반등의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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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국에서 300여명의 한국인 구금 사건과 김정은의 천안문 망루대 출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년 전에는 김정은의 자리에 박근혜가 섰고 미국이 우리를 이렇게 홀대하리란 상상을 못했다.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향후 우리의 앞날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올해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APEC 정상회의는 우리 외교 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2005년 부산 APEC 회의에서 우리 국격을 높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10월 말에 열려 얼마 남지 않은 회의의 성공을 위해 국력을 결집해야 되는데 여야간 정쟁만 계속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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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의 미술마을 正舌] 반쪽짜리 물납제와 미술품 수출제도의 맹점
물납제의 구멍 요즘 도하 일간지와 인터넷에는 이중섭의 <소와 아동>(1954년 작, 유화, 29.8×64.5cm)이 경매에 나왔다고 떠들썩하다. 이 작품은 미술계에서는 눈이 높기로 유명했던 화상이자 감식안을 가졌던 고 정기용(1932~2025)이 1955년 당시 미도파백화점 화랑에서 열린 이중섭 개인전에서 구입한 것으로, 이후 70여 년을 소장해 온 작품이다. 이중섭의 대표적인 주제인 소와 어린이가 함께 있는 아주 귀한 작품으로, 역동적이며 기운생동하는 이중섭 회화의 필치가 탁월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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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LH가 공공택지를 직접 시행하면
지난 6월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공급시스템과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인해 '로또 분양' 문제가 발생하고 공공이 개발한 공공택지를 이용해 민간이 개발이익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택지 공급시스템의 근본적 개편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LH가 공공택지를 조성하고 활용하는 것은 '공공주택 특별법 제2조'에서 '서민의 주거 안정 및 주거수준 향상을 도모해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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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순 칼럼] 전작권 전환이 진영의 문제인가?
우리 외교안보 현안 중에서 가장 해묵은 숙제이자 가장 논란이 많은 이슈는 전작권 전환 문제이다. 전작권, 즉 전시작전통제권은 한국전 발발 당시 유엔군이 단일 지휘권 아래 전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절실히 필요하였던 사안이었다. 그래서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 총사령관에게 한국군 지휘권을 이양하였다. 당시 전작권 이양은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한 특별한 조치였다. 그런데 이 상황이 종전 이후 7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해묵은 이 문제만큼 우리 정치 양 진영 간 첨예하게 이견이 대립되는 사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