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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구 칼럼] K-서예의 새로운 길을 열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노벨상 수상작가 한강의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이다. 한강의 시를 접하게 된 곳은 푸른돌 취석 송하진 서예전이 열리는 전주현대미술관이다. 맞다. 여름날 포도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그려내는 포말을 보듯이 한강은 밥 공기 위로 피어오르는 김을 보며 찰나에서 영원으로 상념을 한다.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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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칼럼] 수출 괜찮다고 수수방관할 때 아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마침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1월 이후 3.5%로 고정되었던 금리가 0.25%p 낮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위가 지난달 '빅컷'(0.50%p 금리인하)을 단행하고, 우리나라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1.6% 상승하는 데 그쳐,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리 인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된 것은 연초 예상보다 경제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2분기의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2%를 나타냈고, 3분기 역시 0%대 성장률이 예상된다. 우리 경제의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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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배임 문제 없다
고려아연과 영풍·MBK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기주식 취득은 현행법 하에서 적대적 M&A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수단이다. 자기주식 취득은 신호효과와 유통주식 감소를 통해 주가를 상승시키고, 기존 주주의 의결권 비율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는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찬탈을 직접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자기주식 취득은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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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칼럼] 심각한 내수부진에도 美처럼 빅컷이 힘든 이유
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시장 전망과 대체로 부합되었다. 내린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 9월 미국의 기준금리 빅 컷(50bp), 다른 하나는 심각한 내수 부진이다. 향후 한국 금리 전망도 이 두 가지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 기준금리 세계 경제는 미국 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따라 미국 경제가 결정되고 또 한국의 금리도 결정된다. 지난 9월 FOMC 회의(18일)에서 미국은 기준금리를 50bp 내렸다. 예상외의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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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장 선출방식 개편…책임상근 유급제 도입해야
대한체육회장이 비상근·무보수·자원봉사직이라고 한다. 이러니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사건이나 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이 불거져도 책임을 지지도, 물을 수도 없다. 선출직이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경질할 수도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위시하여 전 세계 206개국 올림픽위원회 위원장들은 모두 선출직이지만 통상 보수를 받는 상근직이며 그래서 최고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상응하게 사임하곤 한다. 미국(USOPC)이 그랬고 일본(JOC)도 그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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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칼럼] 한국 제조업, 여기서 중국에 더 밀리면 끝장이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5%에 육박한다.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작업에 계속 속도가 붙고 있지만 ‘세계의 공장’ 중국의 위상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서방의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 기업은 전혀 위축되지 않는 분위기다. 지구촌 소비자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는 하루도 살지 못할 정도로 중국 상품의 위력은 압도적이다. 최근 중국 내수 경기가 신통치 않으면서 중국산의 해외시장 진출이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중국산 범람에 따른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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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칼럼] '통일'하지 말자고요?
지난 9·19 평양 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난데없이 “통일하지 말자”고 했다. 남북 관계에서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차원의 이야기였다지만 “통일 논의를 완전히 봉인하고 30년 후에나 잘 있는지 열어 보자”고 말한 것을 보면 통일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더구나 “헌법 3조 영토조항을 지우든지 개정하자"고까지 했으니 이는 한반도가 통일이 아닌 분단 상태의 영구화로 가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임 전 실장의 이번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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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칼럼] 알테쉬톡의 나비효과…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⑤ 알테쉬톡의 나비효과,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의 1차 공습 속에 매몰되어 있는 사이 틱톡샵, 1688닷컴, 알리바바닷컴의 2차 공습이 확산되며 우리 산업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 알테쉬톡의 2차 공습 여파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가 없다. 작년부터 시작된 알테쉬의 나비효과가 우리 유통, 제조 및 플랫폼 경제, 지방상권까지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알테쉬톡의 공습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및 대기업까지 영향을 확대하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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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기후위기와 정원을 가꿀 권리
우리는 자주 잊지만, 올여름 극단적인 폭염의 파고를 넘으며 기후위기로 인한 임계점도 함께 넘는다는 느낌만은 강하게 남았다. 이에 대해 환경문제에 큰 관심 없어 보였던 분들께서도 대다수 공감해 주시는 것이 더 놀라웠다. 조금 식상하지만 각자 자리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 행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위기는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에게 일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가꾸는 건 탄소 흡수량을 늘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분명한 대책이다. 회색 공간에 새로운 정원을 만드는 것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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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김대남의 '연봉 3억' 자리…'권-경 유착'의 유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이 제기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SGI서울보증 감사직을 사퇴했다. 김 전 행정관은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해,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논란을 낳았던 인물이다. 이 사실이 녹취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동훈 대표는"부끄럽고 한심하다"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당 차원의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