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의 티키타카] (3) 유권자를 위한 정치컨설팅 : 정치인의 거짓말을 구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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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한 시사평론가]
 
필자는 오랜 시간을 ‘정치 컨설팅’을 업으로 삼았다. 그 덕에 지금은 ‘평론’을 하고 있지만, 늘 아쉬운 것은 후보자를 위한 컨설팅은 있었으나, 그 후보자를 선출하는 유권자를 위한 정치 컨설팅은 없었다는 것이다.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6.3 지방선거가 치러지게 되니 이제는 암울한 한국정치의 1막을 내리고 제대로 된 사람을 정치인으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 대한민국 최초로 ‘유권자를 위한 정치컨설팅’으로 글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난 글들에서는 후보를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것,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차별화 되는 후보, 뭔가 남들과는 다른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정치적 실패 가능성이 적어질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는 예고했던 대로 정치인은 늘 거짓말을 하는데, 이를 구별하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이가 우는 이유
 
저는 아이 셋을 키웠습니다. 지금은 다 성인이 되어서 “이제는 아빠를 키운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지만 20여 년 전을 뒤돌아보면 참 힘들었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다 초보이다 보니 아이들을 키우는 매 순간 순간은 매번 위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힘든 때는 아이가 울 때입니다. 특히 둘째는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너무 많이 울어서 목이 팅팅 부었는데도, 그래도 울었습니다. 아이가 울면 엄마도 울고 아빠도 따라 울었죠. ㅠㅠ
 
저는 아이가 우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점에 가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아이가 우는 이유」. 책은 그다지 두껍지 않았습니다. 친절하게 아이가 우는 이유를 잘 써놨습니다. 추워서 운다, 배고파서 운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운다, 이래서 운다, 저래서 운다... 우는 이유도 참 다양합니다. 그러다 마지막 챕터를 보는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그리고 사려던 그 책을 그냥 놔두고 서점을 나왔습니다. 책을 샀다면 아마 쓰레기통에 버렸을 거예요. 이유는 마지막 챕터에 이렇게 적혀있는 거예요. “그냥 운다.”
 
헉!
아이가 우는 이유를 알아보려고 서점까지 가서 책을 찾았는데, 그냥 운다니... 이러면 굳이 책을 찾아 볼 이유가 없잖아요?
 
정치인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본다고 시작해 놓고 아이 우는 이유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정치인은 거짓말을 한다. 왜? 그냥...
 
무의식적으로 거짓말 하는 정치인
 
정치인은 그냥 거짓말을 합니다. 이걸 무의식에서 하는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생겨나는 현상이라고 정신의학 의사가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이런 거짓말을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도 종종 한답니다. 다만 그 자신이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외부 활동에서는 매우 민주적인 자세와 입장을 가진 정치인이 집에만 가면 독재자이자 폭군으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네, 정말 있습니다. 제가 정치 컨설팅 현장에서 10년 넘게 뛰어다니면서 눈으로 목도했습니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정치인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무의식 차원에서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 거짓말이 몸에 밴 사람, 과대 포장과 과소평가를 밥 먹듯 하는 사람은 정치와 정치인의 소명이 국민의 인권신장과 보전에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선출직 공무원으로 선출되어서는 안 됩니다.
 
거짓말이 탄로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
 
이건 정말 일반인들이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완벽한 거짓말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족속이 바로 정치인입니다. 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에게 ‘힘’이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힘이 있다고 자신하는 정치인은 ‘측근’들을 모아서 자신의 분신을 만듭니다. 그 분신들은 비슷한 끼리끼리 모여서 ‘계보’를 만듭니다. 계보의 구성원들은 일종의 운명 공동체로서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합니다. 정치인이 잘 성장해야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 계보원들은 정치인의 거짓말을 잘 보호합니다. 또 정치인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말이 탄로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참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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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과 관련해서 무려 12번이나 말을 바꿨다고 해서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 이런 풍자 이미지를 올리며 난리가 났다. AI 도구로 생성한 풍자 이미지. 레딧 자료]




 
들킨다 해도 별 탈이 없다고 생각하는 정치인
 
다스(DAS)는 누구껍니까? 하는 질문에 이명박은 뻔뻔하게 자기 꺼 아니라며 거짓말을 했지요. 나경원은 알면서도 “주어가 없다”라며 쉴드를 칩니다. 정치인은 이렇게 늘 거짓말을 하는데,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들킨다고 해서 크게 타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건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명박은 실제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나경원은 여전히 국회의원을 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거짓말을 들킨다 해도 별 탈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나 지지자들이 ‘그럴 수 있다’ 또는 ‘나라 팔아먹어도 OO당’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치인들(당연히 이명박이나 나경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은 ‘자기애적 성향(Narcissistic trait)’이 강하다고 합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구별하는 법
 
모든 정치인의 거짓말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옛날, 시대가 험했던 군부독재 정권 시절에 DJ나 YS같은 정치인들에게는 ‘가신(家臣)’이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가신들은 일종의 주군과 엮인 ‘운명 공동체’로서 험악한 시대를 함께 끈끈하게 보냈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의 이근안 같은 인간들이 가신 중 한 사람을 잡아다 고문할 때, 실제 친인척들은 발길을 끊어도 가신(家臣) 공동체는 끝까지 챙겼습니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그렇게 버텼는데, 이들에게는 ‘거짓말’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때로 하는 거짓말은 ‘하얀 거짓말’입니다. 주로 이들 가신들이 쉴드를 치는 거짓말은 주군의 거짓말이 아니라 동교동계니 상도동계니 하는 계보와 동지들의 안위를 위해 거짓말을 했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김대중과 김영삼을 죽이려고 했고, 그래서 가신들을 잡아다 고문했고, 그 가신들의 가족들까지 괴롭혔습니다. 그때 고문당하던 가신들은 전혀 엉뚱한 거짓말을 했지요. 그리고 거짓말이라는 것을 눈치 챈 수사관들에게 더 맞았지요.
 
시대의 아픔으로 벌어졌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거짓말은 이제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거짓말을 남았지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치인들은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또 스스로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고, 또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정치인이 거짓말을 할 때 과장된 몸짓을 한다든지, 불안정한 목소리와 불안한 눈빛, 방어적 태도를 보인다고 이야기하지만 그야말로 거짓말입니다. 정치인은 거짓말 할 때, 아카데미에서 상을 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합니다. 당당하고 또렷합니다. 적극적인 태도로 거짓말을 합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깜박 넘어갑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근거를(통계나 자료)를 대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것이 키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인은 절대 허술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해도 들키지 않을 정도로 팩트와 거짓을 섞습니다. 그래야 그럴 듯 해 지거든요.
 
가끔 순진한 정치인들은 당황하면 아무 말이나 막 이야길 합니다. 상황이 불리해질 때 실수가 나옵니다. 이때를 캐치해야 합니다. 막 모호하게 표현하고 참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그 모호한 상황이 어쩌면 정치인에게 빠져 나갈 여지를 남기기도 합니다.
 
자~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정치인이나 일반인이나 거짓말 하는 스타일이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정치인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세련된 것만은 사실이죠. 세련된 거짓말쟁이가 권력을 쥐면 대책이 안 선다는 것은 어설픈 거짓말쟁이가 권력을 쥐었던 지난 정권의 사례를 경험하면서 더 섬찟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뱀발
 
정치인의 거짓말을 완성하는 것은 단순히 그 정치인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옆에서 돕고 더 그럴 듯하게 만드는 것은 언론입니다. 한국 정치가 그리고 한국 정치인이 이 지경으로 망가진 것은 언론이 정치인의 거짓말을 걸러내기는커녕 오히려 합리화해주고 그 거짓말을 폭증시키기 때문입니다.
 
 
필자 주요이력 
- 前 정치컨설턴트
- 前 KBS 뉴스애널리스트
- 現 경제민주화 네트워크 자문위원
- 現 최요한콘텐츠제작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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