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위기 후 포드, GM,크라이슬러 등 빅3업체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둔 반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업체별로 '역대 최고'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유례없는 호황에는 '신차 효과'에 '노후차 세제 지원'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車 업계, 적극적인 '신차 출시'
지난 해 국내 자동차 업계가 내놓은 신차는 23종에 달한다.
일단 새로운 차량 모델이 출시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관심을 갖게 되고 같은 차급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들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이에 경쟁사들은 신모델을 견제하기 위해 가격 할인, 사은품 증정 등 여러 형태의 마케팅을 펼친다.
이 같은 신차 출시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들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단순히 새로 출시된 차량에 한정되지 않고 경쟁업체의 동급세그먼트(차급) 차량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끄는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업계 전반의 활력이 중요하다"며 "신차가 출시되면 차량에 대한 관심 자체가 높아져 신차뿐 아니라 전차종이 고루 탄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아자동차의 K7이 출시된 이후, 현대차의 쏘나타·그랜저 및 GM대우의 토스카·베리타스의 판매량도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차 세제 혜택 효과와 함께 시너지 발휘
여기에 노후차 세제 혜택이 힘을 보탰다.
신형 쏘나타를 구입한 최정일(43세, 송파구)씨는 "기존에 타고 다니던 차는 중고차였는데 이번에 '노후차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신형차 구매를 결심했다"고 말한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차량 137만대(업계 추정치) 중 38만 여대가 세제지원 혜택을 받았다. 실제 프로그램 시행 이전인 지난해 1∼4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35만2000대가 팔려 2008년 동기대비 14.9% 감소했다. 프로그램 시행 이후인 5∼11월에는 88만5000대가 판매돼 2008년 동기대비 35.4%나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일선 현장에서 뛰는 영업사원들은 "고객들은 100만원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신차'라는 점과 '디자인 변화'에 가장 큰 구매 욕구를 보인다"고 말한다.
차동환 현대자동차 역삼지점 부장도 "지난해 노후차 세제 혜택으로 판매된 비율은 전체 판매량의 15~20%정도였다"며 "세제 감면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즉, 노후차 세제 혜택이 신차와 부합돼 시너지 효과는 발휘했겠지만 자동차 판매량 상승에 절대적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난해 자동차 판매 호조는 정부정책과 신차 출시·소비자심리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진 실적이다.
한편 올해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달성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상우 한국은행 조사정책국장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발표회에서 '2010년 1분기 자동차 수요 감소가 내년 상반기 성장을 전기대비 0.2~0.3% 떨어뜨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업계는 앞 다투어 다양한 신차 출시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24종의 신차를 출시하는 자동차 업계의 자구책이 신차 효과의 불씨를 되살릴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특별취재팀 s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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