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현대자동차그룹 2파전으로 결정되면서 현대건설이 누구 품에 안길 것이냐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현재 시장에서는 자금력은 현대차그룹이, 정통성과 시너지 창출면에서는 현대그룹이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은 지난 1일 오후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LOI를 최종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진작부터 현대건설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이 2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당초 한 중동계 기업이 인수전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우선 시장에서는 자금력이 앞서는 현대차그룹의 우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준비한 자금은 4조5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건설 종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 가격은 3조5000억~4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AFP통신은 "43억 달러(약 5조원)의 현금을 보유한 현대차가 부채가 많은 현대그룹보다 한층 나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현금이 풍부한 현대차그룹이 재정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자동차산업과 건설업의 연관성이 높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계열사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동차산업과 연관돼 있지만 현대건설은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논리성이 결여돼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준비한 자금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현대차그룹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정통성과 시너지 창출면에서 앞선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현대그룹은 부족한 실탄을 메꾸기 위해 독일의 하이테크 전문 엔지니어링기업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력에서 앞서는 현대차그룹의 조심스러운 우세를 점치고 있다"며 "다만 이번 인수전은 정치적인 문제 등 변수가 많아 결과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현대건설 보유 주식 3887만9000주(34.88%)를 매각할 예정이며, 오는 11월 12일 본입찰을 실시한 뒤 연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매각제한 지분 35% 가운데 매각 채권단별 지분은 외환은행 8.70%, 정책금융공사 7.90%, 우리은행 7.50%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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