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서로 다른 시장전망으로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증권사는 상승장을 지속 전망하는 반면, 운용사는 박스권 장세를 대비하는 상품 출시를 줄 잇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1900선을 넘어 연내 2000선, 내년에는 2400선까지 오를 수 있는 장밋빛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부동자금이 국내증시로 풍부하게 유입돼 코스피가 최대 24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2개월 예상 코스피는 1950~2430으로 현재 주가에서 최대상승 여력이 28%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전략이 유지되는 가운데 국내 부동자금과 아시아 자금이 국내증시로 몰려 코스피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올 4분기 초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 코스피가 2300까지 상승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이번 달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는 2000 돌파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한화증권도 4분기 2000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봤고, 대우증권은 주가 재평가에 따른 영향으로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가 최근 출시한 펀드들은 대부분 변동성이 높은 장에 적합한 상품들이다.
현대자산운용은 이날 목표전환형 테마펀드인 '현대 부품소재 블루칩 타겟플러스펀드'를 출시했다. 신영자산운용도 최근 ‘신영마라톤분할적립식펀드’를 출시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설정된 목표전환형펀드는 6개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지난 1일 기준으로 14개의 상품이 새로 나와 운용 중이다. 분할매수펀드는 작년까지 7개에서 올해에 18개로 늘었다.
이러한 목표전환형과 분할매수형펀드들은 대부분 상승장보다는 변동성이 높은 장에서 효과적인 상품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책임연구원은 "목표전환형과 분할매수형 펀드는 하락장이나 박스권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방어가 좋은 상품"이라고 평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연구위원은 "분할매수펀드는 박스권 장세를 예상해서 쏟아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상승장에서는 초과수익을 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위원은 "지수가 상승할 때는 주식 편입 비중을 낮추기 때문에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며 "변동성이 높거나 장이 하락추세를 보일 때 가입을 해야 좋은 상품"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도 "현재 시장하고 맞는 펀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면 그만큼 초과 수익을 얻지 못하는 펀드"라며 "향후 시장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될 때에는 들어가면 안된다"라고 조언했다.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연구원은 “코스피가 향후 1900을 뚫을 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며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상승 후 조정을 고려한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는 상승장을 바라보고 자산운용사는 변동성이 높은 장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펀드 불신 중에도 인기를 끌었던 삼성자산운용의 ‘스마트플랜펀드’를 따라잡고 있는 중”이라며 “펀드 불신에 빠진 고객들을 위한 상품이란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지금의 상승장을 불안해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문형 랩을 이후에 운용사들이 주식보다는 펀드가 안정적이라는 점에 집중한 결과”라며 “투자자의 성향별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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