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들은 이번 파업사태는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깊은 분노를 반영하고 있다며 사르코지 정부가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난관에 봉착한 우파는 2012년 5월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인 35%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두달째 프랑스를 파업과 거리시위로 내몬 이번 사태는 노동조합을 등지고 연금개혁을 밀어붙이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권을 건 도박으로 촉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피니언웨이연구소의 여론조사 전문가 브루노 장바르는 "그(사르코지)가 현 입장을 고수하면 우익 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문제는 그 경우 반 사르코지 표가 증가하고 그가 항의에 귀를 막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우파 대통령이 연금 개혁을 추진하다 전국적인 항의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1995년 이번과 비슷한 저항에 직면해 뒤로 물러섰다가 남은 임기 대부분을 레임덕 상태로 보냈다.
하지만 이번 분노의 물결은 과거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면에서 1995년과는 다르다. 노조의 6일간의 행동 요구에 1995년 이래 최대 인파가 동참했고 파업은 심각한 연료 부족사태를 야기하고 있다.
에너지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프랑스는 20일 원자로 6기가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는 5천990㎿를 주변국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정부는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높이는 것이 재정 적자 해결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속에서 이미 경제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국민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최고 여성 갑부인 릴리안 베탕쿠르를 둘러싼 스캔들과 사르코지 대통령 연루설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리베라시옹 같은 진보 매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처지에 대해 '거리의 덫에'에 걸렸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파업사태를 진압, 자신이 프랑스를 현대화하고 강력한 지도자로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익이 연금개혁 법안을 지지하고 있고 지금 반발하는 사람들은 애초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을 사람들이라며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그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그의 도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사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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