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들을 향해 포격을 가하는 등 도발을 감행해 인명을 살상했다.
그로 인해 전쟁 위험이 매우 높아져 우리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절대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연평도 도발과 상관 없이 벌써부터 우리 경제에는 빨간 불이 여러 개 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물가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상승했다.
얼핏 보면 물가가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부터 2%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하다 지난 10월 4.1% 급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4% 넘게 상승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더 큰 문제는 대표적인 장바구니 물가인 채소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채소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8%나 급등했다. 이 중 배추는 140.8%, 무는 178.9%, 파는 113.9%나 폭등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4.2% 감소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9.5%로 전월에 비해 2.0%포인트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각각 전월보다 1.3포인트, 1.5%포인트 하락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도 우리 경제가 큰 악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된 모습을 보인 데 도취돼 곳곳에 켜지고 있는 우리 경제의 빨간 불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간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leekhy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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