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주당 배당금을 850원으로 제한했지만 이 역시 과도한 규모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600원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반면 하나금융 측은 “론스타의 고배당 움직임이 관측돼 주당 850원을 넘지 못하도록 합의, 고배당을 막았다”고 밝히고 있다.
논란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배당을 실시하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후)자본금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살펴볼 것”이라며 예의주시하기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주당 1만4250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하면서 론스타의 배당 규모를 최대 주당 850원으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론스타가 배당 규모를 850원으로 확정할 경우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실시했던 중간 배당까지 합쳐 주당 배당액이 1085원으로 늘어난다.
총 배당금은 7000억원 가량으로 외환은행의 전체 순이익 중 70% 수준에 달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전체 이익의 60~70%를 배당 명목으로 빼가는 것은 다른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단기적으로 자기자본 감소 효과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2006년 외환은행이 1조원 가량의 순이익을 거둔 후 론스타가 주당 1000원의 배당을 받아갈 때 배당성향은 64%였다”며 “올해 비슷한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해도 업계 평균 배당성향이 30~4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외환은행 실적을 감안한 적정 배당 규모를 주당 500~600원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배당성향을 30%대로 가정하면 400원대가 적절하고 배당성향을 좀 더 높여더라도 500~550원 가량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론스타가 고배당을 실시해도 하나금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 연구위원은 “외환은행이 보유한 현대건설 지분에 대한 매각 차익이 1조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가 고배당을 실시해도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배당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고 현대건설 매각 차익은 내년에 반영되기 때문에 시점이 다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주당 850원의 주당 배당금을 모두 챙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은 금융감독당국과 어느 정도 조율을 거쳐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론스타 입장에서는 850원을 다 받고 싶겠지만 실제로 500원대 이상은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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