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한국 여자핸드볼 '재정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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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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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우승 한국 여자핸드볼 '재정비 시급'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28-29로 져 6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을 때만 해도 '어쩌다 한 번'으로 여겼다.

 

정신 상태만 다잡으면 아시아 정상 복귀는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 그러나 25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끝난 제13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일본과 재대결에서 22-22로 비기고 카자흐스탄과 결승에서 32-33으로 패하면서 한국 여자핸드볼은 더 이상 아시아 정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안게임 6회 연속 금메달 획득 실패의 아픔을 아시아선수권 3회 연속 우승으로 달래려 했지만 속된 말로 아시안게임 패배가 '장난이 아니었다'는 사실만 재확인했다.

 

물론 이번 대회 역시 위안을 삼을 만한 패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재원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것이 이달 2일로 겨우 보름 남짓 훈련을 지휘한 뒤 대회에 출전해 준비 시간이 넉넉하지 못했다.

 

또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경험 있는 베테랑들이 많이 빠졌고 젊은 선수들 가운데서도 문필희(28.인천시체육회)가 7일 발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제외됐으며 유은희(20.인천시체육회), 이은비(20.부산시설관리공단) 역시 부상 탓에 경기에 제대로 뛰지 못했다.

 

이런 악조건을 고려하면 오히려 '잘 싸웠다'는 평을 내릴 만도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아시안게임과 이 대회 전까지 12회 가운데 10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아시아선수권에서 연달아 목표였던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한국 여자핸드볼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지휘했던 임영철 감독이나 올해 실업 슈퍼리그 정상에 올랐던 이계청 삼척시청 감독은 한 목소리로 "현재 위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악물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영철 감독은 "지도자, 선수 탓할 것이 아니다. 핸드볼인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는 선수 구성 면에서 풍족한 상황이 아니었고 반대로 다른 나라들은 30년 가까이 아시아 정상으로 군림한 한국을 염두에 두고 많은 준비를 했다. 상대적으로 우리 준비가 안일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여자 핸드볼의 대명사 격인 '우생순'의 주인공인 임영철 감독은 "어떻게 보면 1~2년 사이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런던 올림픽도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며 "핸드볼인 전체가 뜻을 모아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청 감독 역시 "이번 대회에 부상 선수가 많았다는 점에서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도 "어쨌거나 '우리가 정상'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지금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악물고 정상에 오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몇몇 실업팀의 핸드볼 해체 소식이 들린 것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벽산건설은 인천시체육회가 맡아 운영하고 용인시청, 정읍시청은 당분간 해체하지 않고 팀을 존속시키기로 해 급한 불은 껐지만 어차피 한시적인 내용이라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기 어려운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다.

 

아시아권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에 실패하고 국내에서는 실업팀 해체 소식이 잇따르는 한국 여자핸드볼이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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