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형건설사, 도급 버리고 자체사업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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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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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크 크지만 사업 진행 빠르고 갈등 적어<br/>모든 과정 심혈 기울여, 분양 성공 늘어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예전에는 시행 전문회사들이 주로 주택용지 입찰에 참여했는데, 요즘은 대형사들이 직접 땅 매입에 나섭니다. 시행사들은 여력도 안되거니와 부도가 나면 시공하는 건설사까지 위험해지니 아예 자체사업을 벌이는거죠." (LH 공동주택용지 담당자)

도급 방식으로 아파트 사업(시공)을 주로 해온 대형건설사들이 최근들어 자체 개발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다.

도급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서로 다른 형태인 반면 자체사업은 한 회사가 시행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해 추진하는 방식이다. 자체사업은 분양이 안될 경우 위험부담이 커 그동안 건설사들은 시공만 맡는 형태인 도급사업을 선호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행사들의 연이은 부도로 지급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도급사업은 인기가 떨어졌다.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꺼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은 대표적인 도급사업으로 주로 조합이 시행사가 된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자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분양가, 상품 등을 둘러싼 이견차가 커져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마찰이 심한 곳은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반면 자체사업은 분양 실패시 피해가 상당하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다. 또 건설사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해 부지 매입부터 조경·평면·인테리어 등 전 과정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는 분양 성공으로 이어져 최근에는 대형사들이 자체사업으로 벌인 아파트 프로젝트들이 상당한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행·시공한 ‘부산 더샵 파크시티’는 1532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7612명이 지원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삼성물산이 자체사업으로 진행한‘래미안 강남 힐즈’ 도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아파트 자체개발사업이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도 대형 건설사들이 인기지역에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아 자체사업을 벌이는 곳이 많다. 수도권에서만 대략 9개 사업장에 이른다.

다음달에 포스코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자체사업으로 진행하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8개동 874가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84~97㎡가 전체 86%로 그동안 동탄2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들이 대부분 소형인 만큼 희소가치가 높다. 포스코건설은 동탄2신도시 최고 핵심 입지로 꼽히는 A102블록 부지매입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분양 관계자는 “이번 분양은 부지매입부터 철저히 사업성을 고려해 입지와 상품 등이 일반 재정비사업이나 도급사업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자체사업 비중을 크게 늘려 3곳에서 210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6월 위례신도시 A2-5블록에 410가구(전용 101~128㎡)를 분양한다. 8월에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래미안 부천 중동’(전용 59~97㎡) 580가구를 선보인다. 삼성물산이 부천시에서 10여년만에 공급하는 아파트다. 10월에는 경기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삼성 체육관 부지에 아파트(전용 59~115㎡) 1207가구를 공급한다.

현대산업개발도 6월에 수원시 권선동에 ‘수원 아이파크시티 3차’를 분양한다. 이 회사가 부지매입부터 도시계획·설계·시공·분양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민간도시개발사업이다. 이미 준공된 1차와 2차 총 3360가구, 앞으로 예정된 단지들까지 합하면 6500여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이다.

GS건설도 11월 경기 화성시 반월동에 ‘화성 반월 자이’ 42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단일주택형으로 구성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체사업은 건설사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성 높은 부지를 선별하며 첨단설계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상품성이 좋은 편”이라며 “다만 건설사가 무너지면 사업이 좌초될 수 있는 만큼 (건설사의) 안정성·신용도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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