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드, 지엠 등 미국 대형 제조업체가 해외생산라인을 본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현상이 가시화되고, 오바마 행정부의 유턴 기업 지원책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6일 코트라가 미국 제조업 부흥의 배경을 분석한 '美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은 정부의 제조업 홀대와 미국 내 인건비 상승으로 1980년대 말부터 본격화되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정점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외로 이전했던 기업이 국내로 회귀하는 것은 물론,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화학, 전기용품,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2009년 534억 달러에서 2011년 909억 달러로 70.2% 급증했다.
미국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되는 배경에는 중국, 멕시코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가파른 임금 인상 및 물류비용 등 생산비용 상승, 미국 내 인건비 인하와 달러화 약세,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에너지 가격 및 제조원가 하락, 'Made in USA'에 대한 높은 신뢰도 등이 있다.
첨단제품이 증가하며 고객 서비스 및 기술 혁신에 대해 재빨리 대처하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도 한 이유이며,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실업난 해소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인 제조업 지원 정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연두교서를 통해 제조업 세제혜택 확대, 공정무역 확립, 국내 인프라 확충 등의 3대 정책방향을 제시한 바 있으며, 올해 2월 연두교서에서는 기술 혁신 네트워크 마련, 세제혜택 확대,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을 통한 투자유치, 무역시장 확대 및 공정무역 강화 등 국내 제조업을 위한 4대 정책강령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 제조업 부활이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류를 생산하는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자동차 빅3의 회복세와 일본차 업계의 물량공세에도 한국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셰일가스 개발에 필요한 철강 파이프, 플랜지, 펌프 등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고, 천연가스 수입원도 중동에서 미국으로 일부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를 통해 관세가 철폐된 콘덴서, 기어류, 브레이크 등의 자동차·부품과 기계류의 2012년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각각 23.5%, 8.1%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외국기업 투자유치 정책에 힘입어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 역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IT업계를 중심으로 삼성, SK, LG 등의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대미 투자규모를 확장하는 추세다. 미국 내 도로 및 교량 재건, 전력망 신설, 초고속 브로드밴드 확충 등 인프라 사업이 본격화되면 공공조달 분야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코트라 최동석 시장조사실장은 “최근 미국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EU와의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 추진으로 미국시장 경쟁구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미국 내 투자확대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고, 올해 3월15일 발효 1주년을 맞는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미국 현지에 진출거점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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