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지하경제 양성화’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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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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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최근 정부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석유관리원의 간부들이 가짜석유 제조업자들에게 뇌물을 받고 단속정보를 흘렸던 사실이 발각된 것이다. 정부는 그간 가짜석유 제조업자 잡으라고 석유관리원에 단속권한 등 여러 임무를 맡겼는데 오히려 내부에서 부패가 드러나 뒷통수를 맞은 격이다.

지난 22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따르면 이번 비리에는 석유관리원 전·현직 간부 4명이 연루됐다. 또 브로커와 가짜석유 제조 및 운반·판매업자, 심지어 세무공무원까지 관여한 인원이 스무명을 넘는다. 가짜석유 때문에 이처럼 조직적인 범죄 네트워크가 구성됐던 것이다.

예전엔 폭력조직도 가짜석유를 수년간 제조·판매해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러다 우리나라에 가짜석유 마피아가 생기는 게 아닐까 우려될 정도다.

범죄가 들끓는 것은 그만큼 챙길 수 있는 부당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즉, 석유에 붙는 세금이 워낙 커서 범죄의 유혹도 많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에서는 탄소세를 새로 적용해 세금을 더 올리려고 한다. 환경비용을 확충하려는 취지이지만 이처럼 가짜석유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는 일이 바람직할지 의문이 생긴다.

박근혜 정부는 복지를 위한 재원을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확보할 것이라 했었다. 그러려면 당장 부당이익 규모가 연간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석유부터 잡아야 하지 않을까.

일단, 가짜석유의 재범이 많은 것을 보면 지금의 처벌 규정이 솜방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짜석유를 뿌리 뽑을 만한 강력한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지금은 세금을 올릴 게 아니라 새는 세금부터 되찾는 일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낸 세금이 일부 불법업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는 꺼림칙함을 계속 지울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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