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은행장 ‘권선주호’ 출항…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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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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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취임하면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다. 권 행장은 국내 은행권에서 ‘유리천장’을 깬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권 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찮다. 먼저 권 행장이 ‘여성대통령 시대의 수혜자’라는 인식을 깨야한다. 풍부한 현장 경험 및 업무 능력으로 인정받았지만, 금녀의 영역으로 꼽히던 은행장 자리를 꿰찬만큼, 일부에서는 여풍의 수혜자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에 권 행장은 “수혜도 받을 자격 있는 사람이 받는 것”이라며 강하게 응수했다. 취임사에서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내와 단호함으로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매화처럼 거대한 변화에 당당히 맞서고 봄을 부르는 은은한 향기로 조직 내에 소통과 화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임원 인사 등에서 외부의 영향을 무시하지 못했던 만큼, 외풍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도 과제다. 권 행장이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두번째 내부 인사로서 행장자리에 올라 직원들의 기대도 큰 상태다. 권 행장은 “전 직원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실시하겠다”며 “외풍과 도전에 맞설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기업은행을 소통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다짐도 했다. 권 행장은 “경계와 칸막이를 넘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조직이야말로 가장 강한 조직”이라며 “어떤 조직도 단합하고 협력하는 조직을 이길 수 없고 그 협력의 전제조건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적도 챙겨야 할 사안이다. 기업은행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685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조273억원) 대비 33.0%가 떨어진 수준이다. 실적이 반토만 난 타행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역마진과 건전성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권 행장은 “내실을 다지면서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익이 따르지 않는 단순히 외형만 키우는 성장은 지양하고, 시간이 걸리고 다소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기초와 기본을 더 탄탄하게 닦는 사업에 중점을 둔다는 구상이다.

각 사업의 효율성도 꼼꼼하게 점검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권 행장은 “은행의 각 분야의 사업 효율성도 꼼꼼히 점검해 점포운영, 비용집행, 인력배치 등에 있어 비효율이 없는지 깊이 들여다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 행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1998년 방이역지점장을 맡았다. 이어 리스크관리본부장·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카드사업본부장 등 기업은행 주요 요직을 거치며, 여성 최초 지역본부장·여성 최초 부행장 등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행내에서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꼼꼼한 업무처리능력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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