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출 둔화 여파로 0.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 소비 개선과 설비투자 증가로 간신히 역성장은 피했지만 수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3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올해 1분기(0.6%), 2분기(0.7%)에 이어 3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3분기 성장률은 속보치와 같았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가 1.9%에서 1.7%로 소폭 하향되고, 설비투자는 5.0%에서 7.9%로 상향되는 등 차이가 있었다"며 "속보치에 반영하지 않은 산업활동 동향, 국제수지, 정부결산, 기업 영업 실적 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은 일상 회복 속 소비가 개선되고 설비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수출 부진과 원유 수입 증가로 하락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오락·취미용품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1.7%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7.9% 성장했고, 정부 소비도 물건비 지출 위주로 0.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에 0.2%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수출 부진 등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와 서비스 수출을 중심으로 전분기(-3.1%) 역성장에서 벗어나 1.1% 상승했다. 그러나 수입이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6% 증가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최근의 무역수지 적자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최 부장은 이에 대해 "순수출 기여도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2분기 -1%포인트, 3분기 -1.8%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고, 원유 수입이 동절기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 국민의 실질 체감 경기는 더 악화됐다. 국민의 실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3분기 기준 465조1000억원으로 전분기(468조4000억원)보다 0.7% 감소했다. GNI가 감소한 것은 수입품 가격이 수출품 가격보다 크게 오르며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무역손익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은은 4분기 역성장을 하더라도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고물가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소비 위축과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최 부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소폭 마이너스 성장하더라도, 연간 2.6%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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