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뛰어넘는 여인의 향기 화장용기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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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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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짙은 눈썹에 붉은 볼과 입술을 한 여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름다운 육체에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다는 영육일치사상(靈肉一致思想)을 가지고 있던 신라는 여인들뿐만 아니라 화랑들도 얼굴 가꾸기를 즐겼다고 한다.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고려시대 귀부인들은 분을 바르고 버들잎 같은 눈썹을 그렸지만 연지는 쓰지 않아 자연스러운 화장을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스러운 화장풍습은 실리와 검약을 강조하던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특별한 날에만 은은하고 수수한 화장을 했다.

기녀나 궁녀들은 진한 화장을 즐겨해 화장법에 따라 신분이 구분되기도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인들의 화장대 서랍 속에는 언제나 고운 화장품이 담겨 있다. 옛 여인들은 희고 고운 분과 꽃보다 더욱 붉은 연지,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화장수는 어디에 담아 썼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지난 22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우리나라의 화장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담는 그릇 _ 한국의 화장용기’전을 개최한다.

코개관 7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화장용기를 선보이고 우리나라 화장용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기간 중에는 화장품 재료의 종류와 용도에 따른 화장용기의 여러 가지 형태를 이해하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용기를 만들어 보는 ‘아름다움을 담는 그릇’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 전시에는 삼국시대 도기 화장용기를 비롯해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분청 및 백자 그리고 나무, 옥, 돌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화장용기를 소개한다. 특히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가 사용하던 대한제국 황실 문양이 새겨진 은제 화장용기도 함께 선보인다.

분합은 납작한 형태에 넓은 뚜껑이 있는 그릇으로 화장용기 중 사용빈도와 중요도가 가장 높다. 입구가 넓어 분을 덜어 내기 쉬우며 때때로 향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분항아리는 가루형태의 백분이나 연지를 담아 놓기 위해 만든 그릇이다. 여성의 손이나 경대 서랍에 쏙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로, 생활 도자기를 축소시켜 놓은 모양이다. 둥그런 형태가 많지만 사각∙육각∙팔각의 것도 있다.

유병은 향유나 화장수, 머릿기름 등 주로 액체형태의 화장품을 담는 용기다. 입구가 좁고 작은 크기의 유병은 향을 보존해야 하는 향유‧화장수 등을 담아 썼다. 이보다 큰 유병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쓰는 머릿기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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