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표적 대기업들이 만든 SNS 중 상당수가 직접 운영되지 않고 외주 위탁운영되면서 소비자와의 실질적인 소통에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업체인 A사는 계열 광고대행사에 이들 SNS 운영을 넘겼다. 또한 별도의 홍보대행사와 디자인 업체를 통해 SNS 소통을 전담토록 했다. 고객 소통을 위해 직접 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SNS 콘텐츠가 본사가 아닌 외주 대행업체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것.
B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B사는 콘텐츠 제작 및 SNS 포스팅 작업을 한 미디어 대행사에 일괄적으로 위탁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해 외주에 이를 맡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제품관련 문의에 대한 피드백은 직접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웃소싱을 통한 고객 소통 역시 ‘수박 겉핥기’ 식으로 끝나고 만다. 국내 주요 기업의 SNS 팔로워인 김상현(33)씨는 “민감하거나 중대한 사안에 대한 문의에는 기업들의 답변이 없거나 있어도 상당한 시간을 지체한다”며 “소소한 이야기에 대한 포스팅은 많지만 고객들의 불만과 심도있는 질문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가 아웃소싱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나마 SNS 소통은 나은 편이다. 국내 통신업체들의 서비스 및 설치를 담당하는 기사들은 통신사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들이 다시 계약을 맺은 외부 인력이 대부분이다. 일부 정규직 설치 기사들은 VIP 등 틀별 우대 고객에게만 배당된다.
전자제품 서비스 역시 아웃소싱 업체 소속 직원의 비중이 90%를 넘어선다. 과거 전자제품 설치 도중 이들 직원의 과실로 고객이 큰 상해를 당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해당 기업이 서비스 기사가 자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사례가 있다.
주요 소비재 기업의 영업 인력 또한 외주 직원들로 구성돼있다.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다보니 이들 영업사원들이 판매에 급급한 나머지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피해를 받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최접점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는 인력들이 외부 직원들로 구성되면서 이로 인한 오해와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의 몫으로 넘어가는 한편 기업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기업들의 SNS를 운영하는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고객사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다만 고객사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는 외부 업체로서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역시 이에 대한 문제를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 기업 홍보 관계자는 “인력이 한정돼있는데다 상대적으로 근무연한이 짧은 업무까지 정규직원들이 맡기에는 부담이 된다”며 “이들 고객대응 인력에 대한 본사 차원의 정규 교육과 자체 가이드라인을 주지시킴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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