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헬스케어 산업…보험사만 뒤처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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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입력 2020-06-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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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이후 보건ㆍ의료 빅데이터 못받아

  • 관련 상품 출시도 유권해석 받아야 가능

삼성전자의 심전도 측정 앱이 정부의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면서 우리나라도 헬스케어 산업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제공이 전면 중단되고 헬스케어 상품 출시도 유권해석을 받아야 하는 등 헬스케어 산업 진출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서비스 활성화 방안'이 마련됐지만, 활성화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활성화를 막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보험사가 지난 2017년 이후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받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건의료 정보의 개방 및 활용 확대를 통해 의료성과를 높이고, 건강한 보건·의료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2013년 의료데이터 개방 시작하고, 2014년 보건의료 빅데이터센터 운영을 본격화했다.

실제 보험사는 지난 2014년 이후 3년간 의료수요 분석 및 보험상품 연구개발을 위한 위험률 산출 등을 목적으로 심평원의 비식별 처리한 환자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2017년 국정감사 시 영리 목적의 보건·의료 데이터 판매가 지적되어 보험사 대상 보건·의료 빅데이터 제공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데이터 활성화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만큼 국가의 핵심 산업이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등 치명적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트랜드 확대가 예상되고 보험사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좀 더 넓은 범위의 규제 완화를 원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이 운영 중인 보건·의료 빅데이터 시스템에 대한 보험사 활용을 허용해줘야 한다"며 "복지부에서 오는 8월 제정 예정인‘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보건·의료 비식별정보의 활용과 관련해 특정 산업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법도 발목을 잡는다. 금융당국은 헬스케어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가 가입 고객의 질병 정보를 활용 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시행령을 개정하고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변경된 신정법이 시행되더라도 보험사가 고객의 질병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보험사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대상 질환 관리 목적의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는 공신력 있는 통계와 연구자료에 근거한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의 경우 보험사 등 비의료 기관이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고객에게 어떤 운동을 하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지 추천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그 고객에 대한 '건강관리'는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보험사가 헬스케어 서비스 관련 상품을 출시할 때 유권해석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서비스 출시 전 유권해석을 받아 의료법 위반 여부를 판단받는 것이지만 의사들의 반발에 긍정적인 유권해석이 나올 리 만무하다"며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의료법 등 보험사의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걸림돌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헬스케어 산업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보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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