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규제 의지를 강조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꼬마빌딩' 시장이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고가형 아파트 투자 길이 막히면서 대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꼬마빌딩으로 유동 자금이 흐르는 것이다.
15일 토지건물 정보 플랫폼 밸류맵이 2015년 1월 1일부터 2020년 5월 31일까지 거래된 서울의 업무 상업시설을 조사한 결과, 꼬마빌딩 가격은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30~100평 꼬마빌딩의 연면적 3.3㎡당 가격은 5년새 6453만원에서 1억983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꼬마빌딩 매매의 전통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3구의 해당면적 꼬마빌딩의 연면적 3.3㎡당 가격 역시 급등했다. 2015년 6389만원에서 올해 1억2073만원까지 뛴 것이다. 서울 지역 매매 거래량 역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 399건에서 지난해 701건까지 1.8배(302건) 늘어났다.
경매시장에서도 꼬마빌딩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지난달 12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 근린주택에 대한 1회 경매 입찰에는 총 42명이 응찰했다. 연면적 273㎡ 3층짜리 꼬마빌딩인 이 건물은 응찰자가 대거 몰리면서 감정가의 1.6배인 14억60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아울러 전날 서부지법에서 1회 경매 입찰이 진행된 서울 용산구 신계동 용산이편한세상 전용면적 124㎡(20층)도 감정가(16억6000만원)보다 1550만원 높은 16억755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2회차 경매 입찰에 부쳐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월드메르디앙 전용 128㎡(5층)는 최저가(13억1200만원)보다 소폭 높은 13억1311만1000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 4월 말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중구 저동의 연면적 219㎡ 꼬마빌딩에 대한 1회 경매 입찰에도 28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이 경매 거래의 낙찰가율은 137%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무실 공실이 확산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사실 꼬마빌딩 시장이 수년 전부터 이슈가 돼있었고 과열돼 있었다. 그래서 가격이 상당히 많이 상승한 반면, 리테일·오피스 임대시장은 상황이 상당히 안좋아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고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조사 없이 꼬마빌딩을 매매할 경우) 기대한 수익률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와 저금리로 인해 관심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은 하락하지만, 가격은 상승하는 기형적인 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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