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65억 유로(210억 달러)의 유로존 국채를 매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입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다는 평이다.
7500억 유로의 구제금융안과 ECB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2006년 4월 이후 최대치로 떨어졌다. 올해 유로는 달러에 비해 14%나 하락했다.
ECB의 개입 규모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보다 낮지만 이런 움직임은 유로화 가치를 지키는 데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마련하고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다만 ECB 개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면서 시장 안정엔 아직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데이비드 블룸 HSBC 외환전략가는 "위기 이전 유로화는 독일의 마르크화와 유사했다"며 "그러나 국가부도위험(Sovereign Risk)이 높아지면서 이런 시각은 바뀌었고 이제 유로화는 그리스의 옛 화폐인 드라크마화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울리히 루스만 코머즈뱅크 외환연구소장은 “최근에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유로 폭증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중앙은행과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 유럽국채 매입에 관심이 적다는 것이 좋지 않은 징조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유로화 약세 때문에 중국의 달러에 대한 위안화 고정환율제(페그·peg) 폐지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야오지안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유로 약세로 인해 이미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올라 수출에 차질을 빚게 한다"고 브리핑에서 밝혔다.
ECB는 인플레 방지를 위해 18일 불태화(sterilization· 통화량 증가시 이를 상쇄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은행들에 한 주짜리 기간예금(term deposit)을 예치토록 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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