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석유 공급량 1500만t 예상"
후진타오-메드베데프 정상회담 개최
러시아가 내년 1월부터 중국에 상업적인 석유공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이 27일 국영 송유관 업체인 트란스네프트의 니콜라이 토카레프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6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중국 방문을 시작한 가운데 양국간에 이런 내용의 석유공급 계약 체결이 있을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토카레프 CEO는 "오는 11∼12월 중에 60만t 가량의 석유를 러시아-중국간 파이프 라인을 통해 시험 공급해보고 상업적 공급은 내년 1월에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중국간에 연간 1500만t 가량의 석유공급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석유 공급 가격은 지속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러시아가 중국에 20년간 매일 30만 배럴씩을 공급하며 이달 말부터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석유 공급 계약외에 양국간 송유관 개통식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며 여기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ESPO. 총연장 4700km)과 중국의 모허기지-다칭(大慶) 구간을 잇는 시베리아 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에서 중국의 모허기지까지 송유관 연결공사를 진행해왔다.
양국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석유공급 등을 포함해 에너지 분야 합작을 위한 10여 건의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수행해 베이징(北京)을 방문중인 이고르 세친 부총리는 이날 취재진에게 러시아는 오는 2015년부터 중국 측에 가스를 공급하는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공개했다. 에너지 분야 담당인 세친 부총리는 "러시아는 중국측이 필요한 양만큼 가스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과 러시아간 다방면의 에너지 공급계약 체결은 중국으로선 급속한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안정적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러시아로선 유럽 이외의 에너지 수요처를 찾았다는데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간 외교.안보.경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거리를 두는 중국과 러시아가 에너지 협력을 통해 상업적, 정치적 유대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미국 다음의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고 러시아는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면서도 1950년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충돌로 경제 협력 관계도 그다지 원활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할때 양국간 이번 에너지 협력은 획기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 주석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후 주석은 회담에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중은 올해 양국 관계의 중요한 행사"라며 "이를 통해 양국간 전략적 교류와 모든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이 심화되는 한편 양국간 전략적협력 동반자관계가 진일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올들어 후 주석과 다섯번째 만났다"며 "이처럼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남으로써 양국 관계와 국민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잇따라 면담할 예정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어 28일 상하이 엑스포 전시장을 방문, 러시아 국가관의 날 행사에도 참가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회담할 계획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방중 첫날 베이징 방문에 앞서 다롄에 도착, 뤼순(旅順)의 옛 소련군 열사 묘를 참배하고 제2차대전 승리를 축하하는 전승 65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후 다롄(大連) 외국어대학을 방문,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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