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귀국 행보…野 정치 지형 '지각변동'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귀국함에 따라 야권의 정치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안 전 교수가 4·24 노원병 재·보선 출마를 시작으로 독자세력화에 나설 경우 정계 개편을 불러오면서 야권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서다.

안 전 교수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재·보선 출마 이유와 신당 창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안 전 교수 측 핵심 관계자는 10일 "국민의 편에서 펼칠 안철수의 새 정치는 이제 시작"이라며 "안 전 교수가 지난 대선 전후 심경과 향후 정치 행보 등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우선 4월 재·보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원병 선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최근 상승하는 추세지만, 정권 초반이어서 아직 관망하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안 전 교수 측은 분석하고 있다.

후보 구도도 현재 분위기라면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다자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특히 '삼성 X파일 사건'으로 노원병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안 전 교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데 이어 노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전략공천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대선 파트너였던 민주통합당도 '독자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고 통합진보당도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다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 야권표는 갈리고 이는 결국 새누리당에 의석을 내줄 가능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안 전 교수 측은 배수진을 치고 선거 레이스를 완주할 방침이다.

안철수 캠프 출신인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이제까지 선거 과정에서 야권이 해왔던 기계적 단일화 또는 가시적 단일화는 여러 잡음이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되는 서울 출마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어서 지역구를 번복할 가능성이 적고 후보를 양보할 의사도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전 교수는 선거 이후에는 신당 창당에 나서야 한다. 창당 시점은 10월 재·보선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는 양당 체제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신당 창당에 대한 신호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배 이상 앞서면서 새누리당에 이어 정당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안 전 교수 측은 철저하게 당원 중심의 정당을 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립지대에 있는 대중의 직접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