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대규모 인하(빅컷)된 이후 금융지주와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지난달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추가 인하되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더욱 잦아지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 3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지난달 각각 5000억원과 4000억원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BNK금융지주도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비은행 부문으로 확충 등이 겹치면서 금융지주·은행의 자본건전성 지표가 악화 추세에 있는 것과 연관이 깊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조달해 건전성 지표 악화를 막아보려는 것이다.
실제 우리은행이 올해 3월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의 표면금리는 1.96%로 지난해 3월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의 표면금리 2.68% 대비 0.72% 포인트 낮아졌다.
저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 덕에 과거 발행한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하는 금융지주·은행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까지 발행된 대부분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일로부터 5년이 경과된 시점에서 콜옵션 조건이 있는데, 이를 행사한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지주는 2015년 5월 발행했던 8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표면금리 4.45%)을 조기상환했다. 우리은행도 2014년 말 발행한 16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5.21%)을 조기상환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매우 낮아진 상황에서 4~5%대 이자를 내는 신종자본증권은 오히려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라며 "채권시장 경색 국면도 해소된 만큼 과거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하고 새로운 저금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는 금융지주나 은행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자본증권은 채권 형태로 발행되지만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매우 길어 조달 자금을 전량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주식(자본)과 채권(부채)의 성격을 동시에 가졌다고 해서 하이브리드채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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