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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천안문에서] 시진핑 시대, 10년은 내다볼 전략을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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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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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베이징 이필주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중국 차세대 최고지도자로 부각된 지난주, 서울과 베이징에서는 때아닌 '훼방꾼' 논쟁이 제기돼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청와대와 박지원 대표간의 진실 논쟁은 비록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의 해명으로 일단락 됐지만 우리 정치인들의 국익을 외면한 행태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 부주석이 그런 말을 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일각에선 통역 탓으로 돌린다. 이 역시 부적절하다. 아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빛정책'을 창안하고 실천했던 점을 생각한다면 두 사람은 한반도의 현실에 대해 서로 우려를 표하고 뭔가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어도 모르는 박 대표가 여전히 자신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강변하는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중국은 지난 18일 폐막된 중공 17 5중 전회를 통해 중요한 두 가지 문제를 다루고 결정했다. 하나는 12 5년 계획(12·5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선출한 일이다. 모두 5년 내지 10년을 내다보는 사안이다.
 
12·5 계획은 중국이 경제 발전 방식을 성장 위주에서 분배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아래서도 최소 8%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정책(保八)을 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성장률을 7% 내외로 하향 조정하면서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3월에 열릴 전인대(全人代=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되면 적어도 5년 동안 이 같은 기조는 흔들림 없이 견지될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여기에 바탕을 둔 투자와 교역전략을 짜야 한다.

불과 2년 뒤에 시진핑 부주석이 후진타오 주석 뒤를 이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등장할 것이다. 이 무렵이면 총리 교체가 잦은 일본을 제외하더라도 한국과 미국 및 러시아 대통령까지 바뀌거나 새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어쩌면 북한 정권도 김정은 체제로 넘어갈 수 있다. 결국 남북한과 한반도를 둘러싼 4강국의 지도자가 거의 동시에 바뀌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시점에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역학관계 변화다. 가히 신 냉전시대가 도래한 듯한 정세 변화는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방치하다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끌려가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우선 중국의 변화와 발전을 직시해야 한다. 초 강국으로 등장한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정확히 읽어낼 사람들을 청와대와 외교부 등 주요 부서에 집중 배치해야 한다. 한·중간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지혜를 모으고 전략도 짜야 한다.

중국은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시 부주석이 총서기가 되고 국가주석이 된다고 해서 그의 개성에 따라 정책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마오쩌뚱 시대도 아니고 덩샤오핑 시대도 아니다. 그만큼 지도자 개인의 카리스마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시 부주석이 대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공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이 채택할 전략을 미리 가늠해 보고 이에 대응할 전략적 대안들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이제 천안함 사건에서 비롯된 부자연스런 한·중 관계는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0년은 내다볼 전략을 고민하라.

china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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