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보다 올렸지만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를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조사국장은 이날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금융시스템 불안과 성장 둔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세계 금융의 불안정화와 함께 아베노믹스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블랑샤르 국장은 “투자가가 일본 재정의 지속성을 불안하게 여겨 일본 국채에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 재정 운영은 더욱 곤란해지고 아베노믹스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재정 건전화를 위한 대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G20국가들은 4월 18∼19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일본의 최근 정책 조치는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내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G20 국가들이 사실상 아베노믹스에 대해 지지 입장을 나타낸 지 석 달도 안 돼 IMF가 아베노믹스를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게 된 것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일본 국채 금리도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5월 초에는 0.5%대에 머물렀으나 미국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해 5월 29일에는 0.933%로 지난해 4월 24일 0.93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9%에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일에는 0.87%로 장을 마쳤다.
IMF에 따르면 일본 국내총생산 대비 총 정부 부채 비중은 지난 2000년 140.1%에서 지난해 237.9%로 급등했고 올해에는 245.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IMF는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1.6%에서 이번 달 2%로 올렸다.
이에 대해 IMF는 “최근 실시된 정책들이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민간 수요를 촉진시킨 효과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아베노믹스가 단기적으로는 일본 경제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1.4%에서 이번 달 1.2%로 낮췄다. 장기적으로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 성장에 얼마나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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