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PB센터 최대 격전지는 서울 한남동으로 꼽힌다. 유엔빌리지를 품은 한남동은 재벌가부터 신흥 부자까지 모여 사는 대표적인 '슈퍼 리치' 지역이다. 지난해 6월 하나금융이 클럽원 한남PB센터를 개설하면서 금융권 자산가 유치전에 불이 붙었다.
클럽원 한남은 자산가와 셀럽(유명인)이 많이 거주하는 초고가 주택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하나은행 클럽원 한남PB센터와 하나금융투자 클럽원 한남WM센터가 결합한 복합 점포다. 세무·법률·부동산·신탁 전문가가 상주하며 상속·증여 컨설팅을 포함해 해외투자·해외이주 상담 및 부동산투자·자산관리 등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1호점과 2호점에서 재미를 본 하나금융은 클럽원 브랜드화에 나서면서 또 다른 부촌인 반포동에 3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최다 PB센터 보유 기업이자 국내 1위 금융그룹인 KB국민 역시 한남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초 부점장급 인사에서 한남PB센터와 서울숲PB센터 개설준비위원장 2명을 승진시키며 개점에 착수했다. 또한 KB금융은 오는 7월 압구정동에 국내 최대 규모(7층)로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연다. 문화·예술 공간에서 카페 형태 라운지까지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영업점을 줄줄이 정리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부자동네 점포는 그대로 놔두고 서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내 은행은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폐쇄하는 곳이 최근에만 500여 곳에 달한다"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 소외 계층인 노령층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수익성이 좋지 않거나 방문객 수가 줄어드는 일반 지점은 줄여나가면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를 확대해 WM(자산관리) 등 비이자 수익을 늘려가는 게 우리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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