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피한 재무통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약한 고리' 재무구조 개선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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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4-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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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건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그룹 전체를 휩쓴 고강도 인적 쇄신 칼바람을 피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유동성 위기설’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수장에 올랐던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그간 재무 개선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였던 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유임된 박현철 부회장은 내년에도 롯데건설의 부채 비율을 줄이는 등 재무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롯데지주 등 37개 계열사에 대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그룹 임원의 약 22%가 퇴임하고 대표이사 21명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박현철 부회장의 연임은 조직 안정의 필요성과 더불어 그간 롯데건설 재무 분야 개선을 진두지휘해 온 경험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22년 롯데건설 수장에 오르면서 만기 도래를 앞둔 부동산 PF 위기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인 바 있다. 당시 롯데건설은 시중 은행과 증권사 펀드를 통한 자금 수혈을 통해 PF 우발채무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우발채무는 가까운 장래에 채무로 확정될 수 있는 특수채무다.

롯데건설의 연도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당사보증) 규모는 지난 2022년 말 6조8056억원에 달했지만, 2023년 말에는 5조4224억원으로 20.3% 감소했다. 올해 우발채무 규모는 전년 대비 32.4% 줄어 올해 말까지 약 3조66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건설은 내년에도 비슷한 감소폭(32.5%)을 유지해 전체 우발채무 규모를 약 2조4741억원으로 줄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등을 통해 전체 규모를 자기 자본의 100% 이하인 2조원 내외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과제도 산적해 있다. 내년 만기를 앞둔 PF 우발부채 규모가 상당하고, 특히 이 중 미착공 사업장 규모의 비중도 높다. 지난달 28일 열린 롯데그룹 기업설명회(IR)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당장 내년에 9925억원의 우발부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재무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착공 예정 사업도 올해 말 기준으로 2조3100억원(개발사업 2조1539억원)에 달한다. PF 사업장 중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40%가량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이다.
 
아울러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그룹 전체로 번진 상황에서 계열사 차원의 지원이 어려워진 만큼 자체 사업성 개선을 통한 ‘홀로 서기’도 숙제다. 2022년 당시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에서 5876억원, 롯데정밀화학에서는 약 30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받은 바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물산 등 계열사에서 제공받은 신용공여 3000억원은 내년 상반기 중 상환이 예정돼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개선 성과는 분명 있었지만 지주와 롯데케미컬 등 계열사의 위기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회사 역시 추가적으로 부채 비율도 100%대로 내려야 하고 우발채무도 2조원 가까이는 줄여나가야 한다”며 “내년에도 당분간 재무 개선을 중심으로 한 경영 기조가 이어지되 주택 부문 등에서 사업성이 양호한 서울·수도권 위주의 선별적 사업을 통해 자체적인 수익성 강화 역량도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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