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은 지난 1월 광주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등 잇달아 사고를 일으켰다. 두 사고 모두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큰 사고였기에 브랜드 평판이 훼손된 상태다.
HDC현산은 신규 수주가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9000억원 있음에도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섰다. IB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주가 장기간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신규 수주를 근거로 한 자금 조달이 오랜 기간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 "2조원 가까이 현금이 있지만 운영자금 조달에 대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의 현금 흐름은 '뒷돌 빼서 앞돌 끼우는 구조'로 불린다. 착공 이후 분양으로 현금을 확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관행적으로 시행사가 시공사 선정 시 자금 융통을 요구해 시공 중에 현금 유출이 상당하다.
HDC현산, 삼성물산, 현대건설 같은 시공사도 현금을 무제한으로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신규 수주를 근거로 자금을 조달하곤 한다. 조달한 운영자금은 프로젝트와 사업장 이곳저곳에 사용하며 회사 자금을 순환시킨다. 하지만 앞으로 HDC현산이 이 같은 방법을 쓰긴 어려울 전망이다. 신규 수주가 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대안을 증권사에서 찾는 모습이다. 다만 일반적인 조달보다 금리가 높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단기 신용등급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통상적인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인 4~5% 수준보다 1%(100bp)가량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측면으로도 HDC현산은 비상이다. 신용평가 3사는 지난달 일제히 HDC현산에 대한 신용등급을 부정적(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부정적(하향) 검토'는 3개월 이내로 부정적 요인을 반영해야 할 때 부여된다. 6개월에서 2년 안팎 긴 기간을 두고 부정적 요인을 모니터링할 때 부여하는 `부정적 전망'과 비교하면 기간이 상당히 짧다. 즉, 이번 조치는 HDC현산 신용등급에 부정적 변화가 단시일에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3사는 공통적으로 △사고 현장 관련 원가·비용 부담 △브랜드 평판과 수주 경쟁력 저하 가능성 증가 △분양사업 일정 지연 등으로 인한 매출 가변성 증가 등을 지적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6월 광주 사고는 철거 중 발생했지만 이번 사고는 시공 중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해 브랜드 인지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특히 주택 부문 의존도가 높은 HDC현산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주택 브랜드 평판 훼손은 수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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