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가 모회사 KT와 NHN에서 독립해 CSP로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빅3'와 겨루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2009년 네이버에서 분사한 후 2017년부터 CSP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국내 클라우드 3사가 빅3와 겨루기엔 아직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KT클라우드는 4559억원(클라우드·IDC), 네이버클라우드는 3800억원(클라우드), NHN클라우드는 2197억원(기술)의 매출을 거뒀다. 3사를 합쳐 약 1조원대 클라우드 매출을 올렸다.
반면 빅3 중 1위인 AWS는 지난해 국내에서 조 단위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AWS는 한국지사인 AWS코리아가 유한책임회사로서 공시의무 예외 대상이라 정확한 국내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국내 시장 규모와 점유율(약 50%)을 토대로 추산한 수치다.
빅3 매출이 높은 이유로는 빠르게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디지털 전환에 관심이 많은 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것이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3사 매출 성장세가 16.6~65.4%(평균 40.3%)로 빅3 못지않게 높아 국내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그림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우드보안인증이 없어 빅3가 정부 기관과 금융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수요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게 3사의 공통된 계획이다.
행안부가 2025년까지 정부 IT 시스템 중 절반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과기부가 올해 클라우드 전환에 979억원을 투입하는 것에 따른 수혜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3사 매출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3사는 공공·금융을 넘어 국내 게임사와 스타트업 공략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기술 수준은 빅3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빠른 기술 지원 속도와 소통이 강점이다. 반면 AWS는 지난 9일 서비스 장애로 인해 '오딘', '언디셈버', '라스트오리진' 등 고객사 서비스가 함께 멈추는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원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3사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확대에도 주력한다. KT클라우드는 KT의 13개 데이터센터 가운데 이동통신 장비와 긴밀히 연결된 8개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용산, 목동(2개), 강남, 분당 등 수도권 5개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분사했다. 현재 서울 근교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말 세종시에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세종: 각'을 완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KT, 네이버, NHN 등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3사는 별도의 상장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다만 자본력을 앞세우는 빅3에 대항하기 위해 글로벌 펀드 등으로부터 외부 투자 유치의 가능성은 계속 열어둘 계획이다. 또 분사로 인해 전체 매출이 중견 기업 수준으로 낮아져 대기업을 꺼리는 공공 시장 공략이 한층 용이해질 전망이다. 과거 모회사의 담합 혐의로 인한 공공 사업 참여 제한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가능성도 피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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