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기 회복세 약화"…KDI 전망 더 어두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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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6-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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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이 써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경기 회복세가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고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KDI는 9일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로 서비스업은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며 제조업이 둔화하고 경기 회복세가 약화했다"라고 진단했다.

KDI가 '경기 회복세 약화'를 언급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2월까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던 KDI는 3월 들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를 언급했다. 이어 4∼5월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수출은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하루 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3월 24.0%에서 4월 15.3%, 5월 10.7%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도 3월 5.9%에서 4월 1.9%로 뚝 떨어졌다. KDI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고 중국 봉쇄 조치의 영향이 반영돼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경기 지수도 마찬가지다. 4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3.5%)와 자동차(-0.8%), 1차금속 (-4.5%), 금속가공(-4.9%), 식료품(-5.4%), 전기장비(-1.5%) 등 주요 업종이 부진에 빠지며 계절조정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4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5.0(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4% 하락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때인 2020년 8월(104.6)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역시 줄었으며,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 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4월 생산·소비·투자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축산물과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이 크게 뛰며 5.4%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8년 8월 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KDI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높은 물가 상승세로 가계와 기업 구매력이 저하하고, 대내외 금리가 오르면서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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