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정치사전] 연패 늪에 빠진 野, 해법 없이 싸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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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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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이재명 의원-이낙연 전 당대표 간 대선 경선 재현

[사진=김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대 '친문(친문재인)' 그룹의 차기 당권을 향한 싸움이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양 진영의 대표적인 스피커들의 목소리 역시 연일 강해지고 있다. 지지자들도 건전한 비판을 넘어 원색적 비난이 담긴 문자폭탄과 항의 전화, 댓글, 대자보 등을 상대 진영에 투하하고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처참한 모습이다.

최근 양 계파 간의 다툼은 지난해 이재명 의원-이낙연 전 대표 간 대선 후보 경선, 2018년 이재명-전해철 의원 간 경기도지사 경선의 재현으로도 보인다. 변화를 위한 혁신, 쇄신을 위한 산통이라면 당을 위해서 다행이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계파 싸움으로만 보인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처절한 반성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친문 그룹은 문재인 정권 창출과 이후 5년 국정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민심을 잃어버린 실정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하지 않는다.

결정적인 민심 이탈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는 '잘한 것은 아닌데 전 세계적 추세였다'는 논리다. '팬덤 정치'의 원조 격인 인사들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강성 지지층에 '배후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니 아이러니하다. '내로남불' 논란을 자초한 도덕적 자신감도 여전한 듯 보인다.

친명 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친명 그룹은 지난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 당내 주도권을 쥐고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계속 패배해 국민들의 바닥 민심, 자신들의 부족한 실력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출범한 지 이제 한 달이 된 윤석열 정부에 협조하기는커녕 국정을 방해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헛발질을 연발해 국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지지층의 투표 독려에도 실패한 이들이 여전히 최전방에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친명 그룹은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늪에 빠져있다. 개딸은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으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개딸은 이 의원과 성향이 다른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거나 특정 인물을 지지하도록 요구하는 등 계파 갈등을 더욱 격렬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사실 지금 끝없이 반복되는 민주당 내홍의 이면에는 8월 전당대회가 있다. 2년 뒤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힘겨루기가 이번 권력 다툼의 본질이다. 당내 세력을 결집시켜 당권을 잡고, 2년 뒤 총선에 자기 사람들을 출마시키고, 차기 대선 후보 결정까지 이어지는 끝없는 투쟁이다. 

친명계는 이재명 의원을 향한 강고한 팬덤 등 힘의 우위를 앞세워 당권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뚜렷한 대항마가 없는 친문계는 이 의원을 때리며 반전을 노린다. 양측 모두 입으로는 쇄신과 민생을 말하지만, 행동은 결국 계파 간 갈등이다. 비판과 혐오, 허탈을 넘어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국민들의 바닥 민심을 민주당만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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