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안전성과 수익성이 뛰어난 '금(金)' 투자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금 관련 상품인 '골드뱅킹'도 인기를 끌고 있다. |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1가구 2주택자인 김씨(65세)는 최근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서 상담을 받던 중 자산 포트폴리오에 금(金)이 있는 걸 알았다. 마침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집값이 8000만 원 가량 떨어져 고민이 깊던 그는 금 투자에 눈을 돌렸다.
김씨는 "주식이나 채권 투자는 시장이 워낙 불안해 함부로 투자하기 어렵다"며 "안전성과 수익성이 기대되는 금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일 급등세를 타고 있는 금이 유망 투자처로 재차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값 강세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 온스당 900달러 선을 유지하던 금값은 지난해 9월 1000달러를 돌파했고,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12일에는
1239.6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영범 산업은행 청담PB센터장은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남유럽 경제위기로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자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PB 센터장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인데 이보다 수익성이 높은 금 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금이 갖는 장점은 뛰어난 환금성과 눈에 보이는 실물자산이란 점이다.
한 금 시장 관계자는 "금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돈으로 바꿀 수 있다"며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 무용지물인 주식 등과는 달리 금값은 당장 떨어져도 시간이 지나면 오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금 투자는 금괴 등 현물을 직접 매입하거나 금 관련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방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금괴를 매입하면 금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지만 세금이 부과되고 보관에 어려움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목적이라면 골드뱅킹(금 저축 상품) 등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골드뱅킹은 기본적으로 거래시점의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에 따라 금매매 차익을 추구한다.
통장에 예금액만큼 금 시세를 반영한 그램수를 표시한 뒤에 금값이 오르면 상승분 만큼 이익을 원금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IBK기업은행의 '윈 클래스(WIN CLASS) 골드뱅킹' 등이 상품으로 나와 있다.
KB골드투자통장은 지난 2008년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 증가로 13일 현재 7296명이 가입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0.84%로 연환산시 43.34%에 달한다.
국민은행 수신상품부 관계자는 "금매매 차익은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는 물론 세테크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골드뱅킹을 선보인 신한은행은 골드리슈 상품으로만 345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11%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44%에 이른다.
IBK기업은행의 윈 클래스 역시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10.91% 정도다.
황용우 기업은행 개인고객부 차장은 "윈 클래스는 자유적립 방식이기 때문에 금값이 오르다가 하락할 때도 매입해 평균 매입가를 낮춰 변동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발 경제위기로 촉발된 금에 대한 선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중국의 부가 늘수록 금에 대한 매입수요가 늘어 금값 상승압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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