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강정원 KB금융 부회장과 김중회 전 사장이 사내 등기이사로 '어색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1분기 결산보고서에서 김 전 사장에 대해 이사회 산하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이면서 동시에 사내 등기이사라고 밝혔다.
2008년 KB금융이 지주로 전환한 뒤 사내 등기이사 가운데 리스크관리위원을 맡은 전례는 없었다. KB금융 회장직을 대행하는 강 부회장이 연초 김 전 사장을 보직해임하면서 사내 등기이사 자리까지 내놓도록 요구했다고 알려진 것과도 어긋나는 결과다.
당시 김 전 사장이 이를 거절했더라도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KB금융은 이번 주총에 이같은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는 황영기 회장 사퇴 후 KB금융이 리더십 부재 상태에 빠지면서 정상적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경영권 공백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게다가 김 전 사장은 작년 말부터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으나 여전히 사내 등기이사로서 임금을 받는다. 강 부회장이 행장을 겸하는 국민은행에서만 보수를 받는 만큼 현재 KB금융으로부터 급여를 받을 사내 등기이사는 단 한 명도 없다.
KB금융 주주가 입은 손실 또한 심각하다. 2009 회계연도 KB금융 순이익은 5400억원으로 1조원 이상인 경쟁사 신한ㆍ우리금융과 비교하면 절반에 그쳤다. 이 탓에 외국인 투자자가 이 회사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20% 가까이 미끄러졌다.
KB금융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이 1월에 급여로 받은 2100만원은 해임 직전 잔여 근무일을 반영한 것"이라며 "다만 리스크관리위원으로 사내 등기이사가 선임된 것은 지주 설립 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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