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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동부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 김진산(38) 경사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천리안'을 갖게 해준다"며 화폐 수집의 매력을 전했다.
1999년 경장으로 경찰에 입문한 김 경사는 회원수 8600여명을 자랑하는 한 인터넷 화폐수집 동호회의 운영진 가운데 한 사람으로 경남지역에선 화폐수집의 달인으로 불린다.
김 경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나라를 포함해 25년 동안 무려 250개국의 화폐 1만5000여점을 수집했다. 그의 화폐수집으 중학교 1학년 때 외삼촌이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가져온 외국 화폐를 선물로 받으면서 시작됐다.
화폐수집에 관심을 갖게 된 김 경사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사회와 지리과목만큼은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2007년 경남지방경찰청이 주관한 '경남경찰 기네스'에 화폐 수집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경사는 "사실 경찰서에 좋은 일로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사람들을 하루 종일 상대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퇴근해 집에서 수집한 화폐를 펼쳐보면 거짓말처럼 하루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 경사의 화폐수집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화폐를 기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2007년 부산에 사는 80대 전직 외항선원은 40여년 간 모은 화폐 1000여 점을 김 경사에게 가져오기도 했다.
김 경사는 "'내가 소장하는 것이 더 가치 있을 것 같다'며 평생의 수집품을 기증하신 게 너무 고마워서 종종 찾아뵙는데 지난해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요즘 그에게 커다란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화폐가 많아지면서 도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 실제 2003년과 2008년 집에 도둑이 들기도 했다.
그는 "귀금속이 좀 털렸지만 다행히 화폐는 무사했다."며 "금고는 따로 없어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정말 귀한 화폐는 '며느리도 모르는'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의 화폐를 수집하는 게 목표라는 김 경사는 "정보도 부족하고 취미인구도 많지 않아 경남지역에서 화폐수집을 취미로 하기는 힘들다."며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화폐수집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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