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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수 에이데이타코리아 법인장 |
오늘날 우리는 1만2000m 고도에서 900km 시속으로 푸른 창공을 날아가는 현대 문명의 최첨단 이기 속에서 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하나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즐기며, 책도 읽고 게임도 할 수 있는 아주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필자 또한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를 거쳐서 지금까지 줄곧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디지털 인간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많은 디지털 기기를 어렵지 않게 다룰 줄 알고, 그 디지털 제품들을 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오랜 업(業)이 되어버린 디지털 전문 장사꾼으로서 느끼는 나름의 자부심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구름 위를 나는 최첨단 문명의 이기 속에서도 ‘진정한 업(業)의 정신은 무엇이며 진정한 자부심의 근간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복합적이고 어려운 질문이기에 사람마다 답변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결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조선시대 한 상인의 말에서 그 깊은 뜻을 찾아보고자 한다. 10여 년 전 TV 드라마 시청 중에 들었던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대사 한마디가 영원히 필자의 뇌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진정한 업(業)의 정신이요, 자부심의 뿌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하자면, 돈만 추구하는 인간은 돈도 잃고 사람도 잃을 것이며, 사람을 먼저 추구하는 인간은 돈도 얻고 사람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평범하지만 곱씹을수록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글로벌 반도체 메모리 회사의 한국 법인장으로서 과연 어떻게 시장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성공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을까? 과학적인 분석과 대규모 마케팅 자원 투입 등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에 대한 정답은 역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정신.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서로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자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이것이 업종과 국가간 문화 차이를 넘어서는 성공 비즈니스의 우선되는 공통의 원칙이다.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상호 신뢰 구축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소비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기업이 얼마나 길게 생존 할 수 있을 것인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나 조직적으로 너무나 자주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기업 경영의 도덕성과 바로 연결된다. 때문에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도 도덕성 회복이 진정한 자부심으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비록 맛도 없고 향기도 없는 기계적인 ‘디지털(Digital)’ 제품이라도,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롭고 맛깔스러워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상호 존중의 기업 문화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어찌 보면 아날로그(Analog)적인 인간의 마음이다. 따라서, 오늘날 국가간 경계를 허무는 디지털 비즈니스의 주체도 ‘자본’이 아닌 신뢰에 기반한 ‘인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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