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당내 노선 투쟁 확산을 막기 위해 잠시 활동을 접었던 경실모는 ‘경제민주화 시즌2’ 개막을 선언한 것이다.
경실모는 이날 중도성향의 학자인 송호근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진단과 보수정당의 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송 교수는 새누리당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국정운영 3대축이 과거 정권과 비교했을 때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국민이 보기에 새롭다고는 하지만, 학문적으로 실질적으로 차별성을 갖고 있느냐는 점에는 의문이 있다”면서 “특히 경제부흥은 제가 대학 다닐 때 많이 들었던 얘기인데, 이 말을 다시 끄집어내는 게 현 정권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새 정부 인선방식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송 교수는 “‘나홀로 조각’을 했다”면서 “집권당과 숨겨진 채널로라도 (조각을) 상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 교수는 경제민주화를 위한 통치철학의 바탕으로 ‘시민민주주의’를 제시했다.
그는 “권리보다 책임에 비중을 두고, 사익보다 공익에 관심을 두고 개인적인 자유에 입각하는 체제”라면서 “잘나가는 사람에게는 양보를 요구해야 균열이 약화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해 “증세를 하지 않고 정부지출을 아껴서 복지를 하겠다는 발상은 의문”이라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좌파의 아젠다를 성취했듯이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묶어서 설명해야만 한국의 보수주의를 끌고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새누리당 내 전·현직 의원 48명이 동참해 만든 경실모는 이날 활동 반경 점차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실모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각별한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국민의 기대가 큰 것 같다”면서 “당내 토론과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과의 약속대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경제성장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경제시장모델을 포함한 국가모델 연구에 경실모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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