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격한 상승을 보였던 전국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달 사이에 보합 국면으로 돌변했다. 줄곧 탄탄한 상승률을 보였던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올해 초부터 고점에서 하락한 실거래가 등장했다. 한국부동산원과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집값 상승률과 소비자 심리 모두 주춤하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세 하락을 점치기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월 대선과 더불어 최근 금리 인상 등 다양한 대외 변수를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6일 부동산원의 2월 1주 차(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 중 유일하게 송파구 집값 상승률이 하락(-0.02%)으로 돌아섰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 주에 이어 보합(0.00%)을 유지했지만 일부 하락 거래도 발견됐다. 서울 매매가격은 전 주보다 0.01%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6㎡형은 지난달 11일 2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의 직전 거래인 지난해 11월 26억3500만원에 비해 1억4500만원 떨어졌다.
전국 주택 매매심리도 심상치 않다. 집값 고점 인식과 더불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울은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1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8로 지난해 12월(109.4)보다 3.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140에 비하면 이미 35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서울은 지난달 105.3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한 5개월 연속 하락이자 2개월 연속 보합 국면에 머물렀다. 국토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를 3개 국면으로 구분해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진단한다. 가장 높은 상승은 115 이상이며 보합은 95~115 사이, 하강은 95 미만일 때 적용한다. 서울은 보합 상황에 돌입했으며 계속 하락한다면 하강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 이미 세종은 지난달 1월 전국에서 홀로 소비심리지수 75.8을 기록하며 하강 국면에 들어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전체적으로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거래되고 있는 통계의 표본이 너무 작기도 하다"며 "강남권은 수요가 급감하는 지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간간이 있는 상태에서 실거래되는 것들을 보면 하락하는 거래도 있지만 큰 폭으로 올라서 거래되는 건도 나오고 있다"며 "몇몇 건 거래만으로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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