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울산·세종·공주·김포·익산·칠곡·구미 7개 지역자치단체에서 지역 화폐를 운영하던 것에 더해 경기 고양시 '고양 탄소지움카드' 운영에 나선다.
국내 지역 화폐 시장에서 코나아이가 대표적 사업자로 자리 잡은 가운데 KT는 블록체인 기술력을 토대로 울산의 '울산페이', 세종의 '여민전' 등을 운영하면서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탄소지움카드는 기존 지역 화폐 기능에 ESG 가치를 담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둔 기존 지역 화폐와 활동 내용이나 사용법은 비슷하지만, 탄소 중립 실현에 목적을 뒀다.
시민은 '고양 탄소지움' 앱을 다운로드 받고, 카드 발급을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탄소지움카드는 버스카드 기능도 탑재했는데, 예컨대 카드를 써서 주 1회 이상 버스를 이용해 탄소를 절감하면 성인 기준 최대 2900원, 1달(4주)에 1만1600원을 적립할 수 있다. 1년이면 최대 15만800원이다. 고양시는 올해 대중교통 인센티브 예산으로 28억원을 배정했다.
이 외에도 '로컬푸드' 매장에서 국내산 농산물을 구매하거나, 기후·환경 교육을 들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공동주택 거주자의 경우 지역난방 절감도 포인트로 지급한다.
KT는 이번 사업에서 '탄소지움 디지털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이를 통해 고양시는 플랫폼 가입자 중 고양시민을 식별해 카드를 발급해 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KT는 포인트 제도와 가맹점 현황을 관리하며, 기후 환경 교육·온라인 나눔 마켓 등 탄소 저감 인센티브 사업을 추진한다.
KT는 탄소지움 디지털 통합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해 보안성을 높였다. 지역 화폐 등 다양한 지자체 플랫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시민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고양시의 디지털 전환(DX)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김우헌 KT AI/DX융합사업부문 차장은 "플랫폼을 이용자의 참여를 끌어들이는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 검토했다. 탄소 절감에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고 싶다는 고양시의 수요에 맞춰 이번 서비스를 제공했고, 탄소지움카드를 필두로 다양한 지자체의 요구 사항이 있을 때 이를 충족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자체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한 단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KT는 고양시민이 카드 발급, 사용처 문의, 포인트 적립 등 고양 탄소지움카드 관련 궁금증이 있을 때 쉽게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KT착한카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충전·결제만 가능한 경쟁사 카드와 달리 버스카드로도 쓸 수 있고, 삼성페이로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KT는 장기적으로 이번 '고양 탄소지움카드'를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이 같은 모델을 다른 지자체의 지역 화폐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적립·결제 기능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지역 화폐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세룡 KT 강북강원광역본부 팀장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고양시에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지자체 상당수가 올해 12월 (지역 화폐) 사업 종료 예정으로, 이 시점에 맞춰 입찰을 공고할 것"이라며 "KT는 선행 사업자로서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양시 사례를 필두로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유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며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화폐, 시민 참여, 시민증 발급, 투표 등 다양한 기능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사업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발굴도 과제다.
김 팀장은 "지역 화폐 자체로는 수익성이 있지만, 탄소지움카드는 현재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자체의 니즈에 맞춰 또 다른 사업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창규 KT 강북/강원법인고객본부장(상무)은 "고양시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고양 탄소지움카드'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탄소 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KT는 기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글로벌 기후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ESG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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