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삼화 저축은행에서 시작된 저축은행들의 정치권 로비 의혹이 확대되는 가운데, 혐의가 의심되는 은행들의 부실이 점차 불어나고 있다.
12일 정치권과 금융감독당국, 저축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저축은행들의 경영지표가 눈에 띄가 악화되고 있다.
우선 광주에 근거지를 둔 스마트저축은행. 이 은행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조카 H씨가 2대 주주로 있는 대유신소재에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각되며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6월 매각 과정서 당기순이익을 부풀려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한 혐의로 M 전 대표가 당초 징계 수위인 6개월 보다 낮은 1개월의 직무정지를 받았다. 이후 H씨는 스마트 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금감원 은행감독국장 출신인 J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그런데 스마트 저축은행의 경영지표는 대유신소재가 인수한 뒤부터 급속도로 악화됐다.
인수 시점인 지난해 6월 30일 기준 스마트저축은행의 자본잠식률은 50.24%. 그러던 것이 1년 만에 61.69%로 11%포인트 악화됐다. 또 인수 이후 3개 분기 동안에만 36억8500만원 순손실이 누적됐다.
불법대출 혐의로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프라임 저축은행도 정치권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사정이 악화되자 정치권에 구명 로비를 벌였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당시 일본계 자금이 프라임 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이란 루머가 돌 정도로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다. 또 프라임 저축은행의 모회사인 프라임 그룹의 창업자 백종헌 회장이 횡령 등으로 회사에 800여억원의 손실을 끼쳐 구속되기까지 했다.
프라임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10년 6월 말 기준 총자본금이 574억6417억원으로 자기자본금(120억원) 보다 3배나 많았으나, 2010회계년도(2010년 7월~2011년 6월) 3분기 말 현재 3.22%의 자기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이 기간 4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서며 자본잠식 방지에 나섰으나, 3개 분기 동안 572억원의 순손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자기자본 비율은 1.32%까지 떨어졌지만 모기업인 프라임그룹이 195억원을 긴급수혈해 그나마 5.10%로 끌어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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