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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회원사인 31개 대형건설사의 국내 수주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의 지난해 국내 수주 총액은 78조611억원에 달했다.
이중 약 20.3%인 15조8165억원이 자체 개발사업이나 그룹에서 발주한 공사 물량이었다. 지난 2009년에는 대형건설사들의 국내 수주 총액이 93조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많았지만 자체·그룹공사 비중은 13.7%(12조7639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의 국내 수주 물량 중 자체·그룹 사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공공공사의 발주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건설공사 수주실적 중 공공부문은 38조2368억원으로 2009년의 58조4875억원보다 무려 34.6%나 줄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관련 발주가 시작되지 않은 2008년(41조8488억원)보다도 8.6%나 적은 수치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은 올해도 공공공사 발주 감소 및 부동산 경기 침체에 시달리며 자체·그룹 공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수주 규모는 13조832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조원 정도 줄어들며 전체 국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5.4%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유망한 자체사업으로는 땅값 지불이 필요없는 역세권 및 차량기지 개발 사업이 꼽혔다. 역세권 개발 사업은 기존 역사부지와 철로 위에 데크를 설치해 건축물을 세우기 때문에 땅값 부담이 없다.
또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건설사가 보유 중인 사업이나 부실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도 주목 받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위험이 높지만 인·허가가 이미 완료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사업성만 재검토되면 다시 추진 할 수 있는 여력이 높다. 그룹이 보유한 부지를 개발하는 것도 사업시행자가 그룹으로 안정적이며 지급보증 부담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상당수 개발사업이 금융 위기 등을 거치며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며 건설사들의 경영난으로 사업자 변경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자금 회전이 안되고,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앞으로 지급보증 부분이 건설사의 부채로 포함되는 점도 국내 개발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공공사 발주 및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국내 건설시장에서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자체사업 또는 그룹 발주 공사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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